'中수요 둔화+리비아 생산 재개 전망'에 유가 올해 최저 수준
WTI, 4.36% 급락한 배럴당 70.34달러…작년 12월 13일 이후 최저
골드만삭스 "AI, 향후 10년간 유가 끌어내리는 역할 할 것"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국제 유가가 원유 생산과 수출을 중단시킨 리비아 내 분쟁이 해결 조짐을 보인다는 소식에 올해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36% 급락한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13일 이후 최저치다.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도 4.86% 내린 배럴당 73.7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가장 낮았다.
리비아의 양세력 입법기구들은 이날 유엔이 중재한 회담을 가진 뒤 30일 이내 새 중앙은행 총재를 선임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리비아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서부의 통합정부(GNU)와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의 리비아국민군(LNA)이 지지하는 동부의 국가안정정부(GNS)로 쪼개져 있다.
GNU는 최근 석유 자원 관리와 국가 예산 문제를 놓고 부딪친 중앙은행 총재를 축출하려고 했으나 GNS가 이에 반발하면서 양측 갈등이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리비아 국가석유공사(NOC)가 동부 엘필(엘리펀트) 유전의 원유 생산 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며 이곳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이란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외부에서 생긴 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빚어졌을 때를 가리키는 법률 용어로, 불가항력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계약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면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의 대치로 주요 항구에서 리비아 석유 수출이 중단되고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총생산량도 지난 7월20일 하루 128만 배럴(bpd)에서 지난달 28일 현재 59만1천 bpd로 급감했다고 NOC는 밝혔다.
이처럼 리비아의 석유 공급이 회복될 것이라는 소식에 더해 지난달 31일 발표된 8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연속 '경기수축'을 나타내는 등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수요가 줄고 있는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이와 함께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OPEC+)가 애초 계획했던 대로 자발적 감산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중단하면서 생산량이 18만bpd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AI)이 물류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과 석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면서 향후 10년간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메모에서 "AI는 물류와 자원 배분을 개선해 비용을 절감하고, AI 초기 도입 석유회사의 생산성 25% 향상을 가정할 때 생산에 필요한 최소 비용이 배럴당 5달러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향후 10년간 전력과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 영향에 비해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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