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당 "집권하면 파시즘 반대 운동 금지"
"언제까지 민심 거스를 건가" 연정 협상 요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집권하면 파시즘 반대 운동을 금지하겠다고 반파시즘 시위대에 으름장을 놨다고 일간 디벨트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튀링겐 주의회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에르푸르트에서 선거 유세 도중 "안티파(Antifa)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안티파는 파시즘 반대하는 좌파 운동을 통칭하는 말이다. 당시 유세장 인근에서는 약 3천명이 모여 우익 극단주의 반대 집회를 하고 있었다.
AfD는 전날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32.8%로 전체 의석 88석 중 32석을 확보하며 제1당에 올랐다. 함께 치러진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득표율 30.6%로 중도 우파 성향 기독민주당(CDU)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파시즘 반대 운동 단체들은 AfD가 우세하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1일 저녁에도 에르푸르트와 라이프치히·드레스덴 등 선거가 치러진 지역에 수백 명씩 모여 집회했다.
바이델 대표는 이날 오전 ARD방송 인터뷰에서 "AfD 없이는 안정적인 다수 정부가 불가능하다"며 주정부 구성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튀링겐 AfD의 비외른 회케 대표도 "CDU 지도부가 언제까지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를 계속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정당은 득표율·의석수와 무관하게 AfD와 함께 주정부를 꾸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튀링겐과 작센 모두 CDU를 중심으로 급진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과 좌파당·사회민주당(SPD)·녹색당 가운데 일부가 참여하는 연립정부가 구성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AfD의 승리를 이끈 회케 대표는 개표 결과 정작 자기 지역구에서는 낙선했다. 회케는 튀링겐주 그라이츠2 선거구에서 득표율 38.9%로 CDU 후보 크리스티안 티슈너(43.0%)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튀링겐 주총리로 유력시되는 CDU 마리오 포이크트 후보도 잘레홀츠란트2 선거구에서 AfD 후보에 1위를 내줬다.
그러나 둘 다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이름을 올려 주의회 입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1인 2표 연동형 비례대표제인 독일 선거는 정당 투표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을 배분한 뒤 정당별로 지역구 당선자, 비례대표 후보 순으로 의석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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