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28.49

  • 27.25
  • 1.09%
코스닥

690.57

  • 13.56
  • 2.00%
1/3

옛동독 극우 79년만에 부활…숄츠 정권의 굴욕, 집권기반 휘청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옛동독 극우 79년만에 부활…숄츠 정권의 굴욕, 집권기반 휘청
유럽의회 선거 때에 이어 극우돌풍 재확인…정치지형 지각변동
경제 낙후·반이민 정서에 숄츠 비인기도 한몫…"리더십 최대 위기, 쓰라린 참패"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과거 동독에 속했던 독일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79년 만에 처음으로 승리했다.
현재로서는 각 정파의 헤쳐모여 과정에서 주 지방정부를 구성할 공산은 낮아 보이나, 유럽 전역에 불어온 극우 바람이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EU)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독일에서 다시 확인됨에 따라 정치 지형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 소속 정당들은 참패의 굴욕을 맛보면서 숄츠 총리로선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 완패에 이어 극우 돌풍에 집권 기반 자체가 휘청거리는 등 정치생명 최대 위기에 몰리게 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33%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반면 숄츠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의 득표율은 6.1%에 그쳤으며,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도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79년 만이다.
또 AfD는 같은 날 함께 치러진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30.5%로 2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AfD는 신호등 연정에 대한 불만과 극우 바람을 타고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반이민 정서가 강한 두 동독 지역에서 극우 돌풍을 일으킨 셈이다.
다만 기성 정치권을 대표하는 SPD와 기독민주당(CDU)을 비롯한 대부분 정당이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두고 있어 주 정부를 구성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헌법수호청은 튀링겐·작센 지역 AfD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이런 조치가 없었더라면 AfD가 또다시 독일에 반이민 정책을 근간으로 한 지방정부를 탄생시킬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티노 그루팔라 AfD 공동대표는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만약 유권자의 바람을 존중한다면 AfD 없는 통치는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정당들은 유권자들이 그런 방화벽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앞두고 AfD는 끊임없는 반이민 스캔들에 휩싸였다.
AfD가 비밀회의에서 외국인 대거 추방 논의를 했다는 의혹도 있었고, 한 AfD 고위 당국자가 나치 무장 친위대 대원 모두가 범죄자는 아니라는 주장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런 스캔들도 유럽연합 회의론과 친푸틴 정당을 지지하는 옛 동독 유권자들의 투표를 막지 못했다.
여기에 카리스마와 소통 능력 부재로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총리로 꼽히는 숄츠 총리의 존재도 SPD가 고전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실제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70% 이상이 그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있다.
또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숄츠 총리가 이끄는 SPD는 100년 만에 최악의 결과를 내기도 했다. 당시 숄츠 총리가 속한 SPD의 득표율은 13.9%로 AfD(15.9%)에도 뒤졌다.
이후 공영 ZDF 방송 등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조기총선에 찬성한다는 응답 비율이 절반을 넘기도 했다.
숄츠 총리가 이끄는 이른바 '신호등 연정'도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정부로 추락했다.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이민 증가, 안보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확대 등 유권자들이 두려워하는 이슈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내부 갈등만 노출하는 연정에 반감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권자들은 독일이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가장 큰 규모의 지원을 하면서도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또 잇단 전쟁이 촉발한 생계비 위기 속에 연립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도 국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더해 선거 직전인 지난달 23일에는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졸링겐에서는 시리아 이민자의 흉기 난동으로 3명이 죽고 4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집권 연정의 선거운동에 대형 악재가 됐다.
숄츠 총리는 지난주 불법 이민 단속을 명령했다. 여기에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이후 첫 번째 아프가니스탄인 추방, 다른 EU 회원국에서 독일로 들어온 망명 신청자에 대한 혜택 축소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는 시기적으로도 너무 늦고 정책의 강도면에서도 보수적인 튀링겐 및 작센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숄츠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조기 총선 압박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연정은 내년 연방 선거까지 비틀거리며 숄츠 총리의 '퇴진'을 지연시키는 것 이외에 아무런 기능도 못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텔레그래프는 숄츠 총리가 주도하는 사회민주당이 1933년 독재자 히틀러에게 입법 전권을 부여해 나치 독일 탄생의 길을 튼 수권법(전권 위임법) 제정 당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정당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번 지방선거 참패가 더 쓰리다고 논평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