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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권단체 "최근 10년간 대만인 850여명 中서 실종·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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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권단체 "최근 10년간 대만인 850여명 中서 실종·구금"
수감됐다 풀려난 활동가 "가족에 '인권단체에 알리지 마라' 압박" 증언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최근 10년간 중국에서 강제 실종되거나 자의적으로 구금된 대만인이 850명이 넘는다고 대만 인권단체들이 밝혔다.
3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대만인권촉진회, 국제앰네스티 대만지부 등 인권단체들은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인 전날 타이베이에서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오랫동안 반체제 인사와 인권 운동가를 침묵시키고 통제하기 위해 강제실종과 자의적 구금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통계를 공개했다.
이들 인권단체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실종 또는 체포된 대만인은 최근 10년간 857명에 달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4월 상하이에서 체포된 대만 출판사 구싸프레스(八旗文化) 편집장 리옌허, 국가 전복 혐의로 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2년 석방된 대만 활동가 리밍저, 2019년 선전에서 무장경찰 사진을 찍다가 체포돼 간첩 혐의로 투옥된 대만 사업가 리멍쥐 등이 거론됐다.
국제앰네스티 대만지부 엘링 추 사무총장은 회견에서 중국을 향해 "강제 실종되거나 자의적으로 구금한 사람들을 즉각 석방하라"면서 국제인권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추 사무총장은 대만 당국을 향해서도 "유엔 고문방지 협약과 강제실종 방지협약 등을 조속히 비준하고 중국에서 체포된 대만인과 그 가족을 지원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리밍저 활동가는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나와 자신의 실종과 수감생활이 가족들에게 엄청난 압박이 됐으며 회유도 이뤄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국 정부에 협력해 온 대만 측 인사들은 아내에게 내 상황에 대해 대만 인권단체에 말하거나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이를 따르지 않았다면 아내가 나를 만나러 중국에 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인권단체 활동가는 "리옌허 편집장이 실종된 뒤 지금까지 527일간이나 연락이 두절됐다"며 대만 당국이 중국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지난 13일 최근 몇 년간 특수작전을 통해 대만 간첩 활동을 1천건 이상 적발, 대만이 중국 본토에 심어놓은 대규모 간첩망을 분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이 당시 구금한 대만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1천건 이상이란 건수와 대만 인권단체들의 통계로 볼 때 실제로 최소 수백명의 대만인이 중국에 구금돼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특히 최근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 정부 출범을 전후해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중국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 국가안전부, 법무부는 지난 6월 분리독립을 시도하거나 선동하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 처벌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에는 샤오메이친 대만 현 부총통 등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 10명 명단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대만 정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꼭 필요하지 않으면 중국으로 여행 가지 말라며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하며 맞서고 있다.
j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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