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웨이, '애국소비' 속 매출 34%↑…'美제재 이전' 수준 회복
中 스마트폰 점유율 작년 8.6%→올해 18.1%…고급 전기차 판매도 호조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의 제재 표적인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휴대전화·자동차 부문 국내 판매 증가로 '제재 이전'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이 4천175억위안(약 78조6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제재(2019년 5월)가 시작된 2019년 상반기 4천13억위안(약 75조4천억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화웨이는 부문별 매출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쉬즈쥔 화웨이 회장은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이 예상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 이후 화웨이 연간 매출액은 2019년 8천588억위안(약 161조5천억원)에서 2020년 8천913억위안(약 167조6천억원)으로 상승한 뒤 2021년 6천368억위안(약 119조7천억원)으로 크게 꺾였다. 2022년에는 6천423억위안(약 120조8천억원), 지난해엔 7천41억위안(약 132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매출액이 2019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률은 13.2%로 작년 동기 대비 1.8%포인트(p) 줄었지만, 순이익액이 551억위안(약 10조3천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억위안' 선을 넘었다.
상반기 화웨이 매출 증가를 이끈 부문은 그룹 주력인 스마트폰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속에 지난해 8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 장착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Mate)60 프로'를 발표했고, 9월에는 폴더블폰 '메이트 X5'를, 12월에는 중급 기종인 '노바(Nova) 12'를, 올해 4월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고급 스마트폰 '푸라'(Pura) 시리즈를 각각 내놓았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은 화웨이가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계했으나,중국에선 오히려 '애국 소비' 열풍이 일어 예약 판매 대열이 이어지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IDC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10% 증가해 중국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고 작년 1분기 8.6%에 그쳤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17%, 2분기 18.1%로 상승했다.
차이신은 "화웨이의 고급 스마트폰 복귀는 심지어 애플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려 충격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화웨이와 중국 전기차 업체 세레스가 협력해 내놓은 '아이토'(AITO) 시리즈 역시 중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가격대가 47만∼57만위안(약 8천800만∼1억700만원)인 아이토 M9 모델은 올해 1∼7월 총 7만대가 판매됐고, 7월에만 1만8천대가 팔려 50만위안(약 9천400만원)대 고급 차종 중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화웨이 자동차사업부는 매출 104억4천만위안(약 1조9천억원)에 순이익 22억3천만위안(약 4천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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