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서방무기로 때릴 러 본토 목표물 명단 美에 전달키로"
서방제 무기 러 본토 공격 제한 해제 거듭 요구하며 압박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서방제 장사정 미사일로 타격하길 희망하는 러시아 본토 내 군사시설들의 명단을 들고 이번 주 중 미국 워싱턴을 찾는다고 CNN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의 우크라이나 의회(라다) 의원을 인용,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이 미 정부 당국자들과 대면회의를 하고 이같은 명단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우메로우 장관과 예르마크 실장이 "러시아 본토에 대한 장거리 무기 폭격에 걸린 제한을 해제하도록 백악관을 확고히 설득하려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타격을 하지 않고선) 우크라이나에 유리하도록 이번 전쟁의 향방을 바꾸기 어려운 최우선 타깃들의 명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미 정부 당국자들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30일 우메로우 장관을 만날 일정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예르마크 비서실장이 만날 미 정부 측 인사가 누구일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과거 예르마크 비서실장이 방미했을 때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가 미 정치권을 설득해 러시아 내에서의 미제 무기 사용 제한을 풀기 위한 최후의 노력으로 (목표물) 명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부터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일부 지역을 점령하는 역습을 감행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러시아 본토에 대한 서방 무기 사용제한을 완전히 해제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와 서방의 전면전을 우려해 온 미국은 회의적 태도를 보여왔고, 무기 제한 해제에 찬성해 온 영국 등 일부 국가도 일단은 미국과 보조를 맞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이미 러시아가 폭격기 등 주요 군사자산을 사정거리 바깥의 후방으로 옮겼기 때문에 사정거리 300㎞ 안팎의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나 스톰섀도 미사일 등을 쓸 수 있더라도 전략적 변화를 도출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여전히 사정권 내에 있는 러시아의 고가치 표적들을 파악, 미국에 알림으로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 제한을 풀려고 하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미 정부 일각에선 서방제 미사일보다 우크라이나제 드론(무인기)이 러시아 후방 공격에는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기술 및 재정 지원에 힘입어 항속거리가 수백㎞에서 1천㎞에 이르는 자폭 드론을 매달 수백기씩 생산, 러시아 후방 공항과 무기고, 연료 저장고, 방공체계 등을 지속적으로 공격 중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BBC 방송은 우크라이나 최대 자폭 드론 생산업체인 '터미널 오토노미'의 경우 18개월 전 전직 호주군 기술자가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창업했고, 미국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는 장거리 드론 폭격을 기획하기 위한 새 소프트웨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폭 드론은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적재할 수 있는 폭발물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야간을 틈타 우크라이나군이 날리는 장거리 드론은 대부분 격추되고 목표물에 닿는 비율은 10%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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