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정의'로 젊은층 지지 대만 커원저, 부동산 논란에 '곤혹'
선거보조금 중 18억원으로 개인사무실 마련…부인도 고가 주택 매입 추진 논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여소야대인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캐스팅보트'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당수가 지난 대선 선거보조금으로 개인 부동산을 매입한 걸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집권 민진당의 린옌펑 타이베이시의회 의원은 전날 커원저 민중당 주석이 지난 5월 입법원(국회) 근처 빌딩 내 사무실을 현금 4천300만 대만달러(약 17억9천만원)를 주고 본인 명의로 매입했다면서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커 주석은 다른 정당의 선거보조금 처리 관례를 고려해 중앙당에 3분의 1, 주석인 자신에게 3분의 2를 귀속시킨 뒤 그 돈으로 '개인 사무실'을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대만 정치권 관계자는 민중당 당규에 따르면 커 주석이 당에 배분된 선거보조금 약 46억원 중 30억원을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대선 직후 당이 보조금을 정당, 입법위원(국회의원), 지방의 지구당 운영 경비 및 공익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여당 입법위원도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껏 선거보조금을 개인 주머니에 넣은 총통 후보는 없었다면서 커 주석이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민중당이 표방하는 '새로운 정치'와는 배치되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국시보는 민중당이 '주거의 정의'를 내세우며 청년세대를 흡수하며 성장했고 이에 따라 유력 대선 후보로 성장한 커 주석과 민중당이 대선과 입법위원 선거 당시 받은 정치 헌금 분식회계 의혹에 이어 이번에 부동산 관련 문제가 또다시 터지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쳤다고 짚었다.
한 정치 분석가는 커 주석은 대선 보조금으로 개인 부동산을 구매했고 커 주석 부인은 아들을 위해 약 50억원에 달하는 주택 구매에 나서는 등 커 주석측이 '재산 증식 프로젝트'에 나섰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위법성 여부 판단과는 별개로 '청렴과 주거 안정'이라는 민중당 이미지에 큰 생채기가 났다면서, 향후 지지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에서 민중당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