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 71% 육박…"포화상태 속 수익성 악화"
치킨집, 2020년 4만개 돌파 후 2021년부터 2년째 줄어
프랜차이즈 가맹점 증가세…전체의 64%가 연 매출 2억원 미만
전문가 "치킨 가맹점, 포화 상태서 계속 증가하면 구조조정 겪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국내 치킨전문점 개수가 2년 연속 감소하는 사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치킨 업계의 프랜차이즈 쏠림 현상을 배달앱 중심의 치킨 소비가 자리 잡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치킨집 포화 상태에서 점포 개수가 계속 늘어나면 수익성이 나빠져 '치킨집 구조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치킨전문점 개수는 지난 2022년 4만1천436개로 지난 2020년보다 1천307개 감소했다.
연도별 국내 치킨전문점 개수는 2019년 3만7천508개에서 2020년 4만2천743개로 늘어 처음 4만개를 돌파하고서 2021년 4만2천624개, 2022년 4만1천436개로 감소세를 보였다.
치킨 브랜드 개수는 2020년 477개에서 2021년 701개로 급증했다가 2022년 683개, 지난해 669개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수는 2019년 2만5천687개에서 2020년 2만7천303개, 2021년 2만8천627개, 2022년 2만9천358개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전체 치킨전문점 중 프랜차이즈 가맹점 비중은 2019년 68.5%, 2020년 63.9%로 낮아졌다가 2021년 67.2%, 2022년 70.9%로 높아져 70%를 넘었다.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쏠림 현상은 배달앱 시장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음식서비스(배달음식) 온라인(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019년 9조690억원에서 2020년 16조4천370억원, 2021년 25조4천770억원으로 매년 급성장했다. 2022년에는 26조690억원으로 완만하게 성장했다가 지난해 25조9천610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한 자영업자 단체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이 커질수록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배달앱을 접속하면 화면에 프랜차이즈 치킨 할인·행사 소식부터 나오고, 치킨 카테고리에 들어가 '주문순' 등으로 정렬하면 개인 치킨집은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살아남기 위해 프랜차이즈로 갈아타거나, 애초에 프랜차이즈로 시작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업 단체 관계자도 "개인 창업자 입장에선 배달앱 수요에 특화된 할인 행사와 광고로 일정 수준의 매출을 보장해주는 프랜차이즈에 우선 끌리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배달음식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치킨집이 포화인 상태에서 가맹점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악화해 '구조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치킨집 개수가 줄어들고 있고, 가맹점 수도 성장세가 둔화한 것을 보면 전형적인 포화 상태"라며 "이 상태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 간 점유율 경쟁이 과열된다면 점주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구조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치킨전문점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치킨전문점의 영업이익은 2020년 6천236억6천만원에서 2021년 9천306억1천만원으로 증가했다가 2022년 8천603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2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치킨 가맹점이 6.5%로, 주점(66.2%), 한식(17.2%), 피자(11.6%), 제과제빵(8.1%), 커피(7.4%)보다 낮았다.
특히 전체 치킨 가맹점의 64%가 연 매출 2억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연 매출 2억∼3억원은 23.3%, 3억원 이상은 12.7%로 각각 집계됐다.
한 자영업자는 "보통 매출의 15%를 순이익으로 가져가는데, 매출 2억원으로는 운영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연간 매출 2억원을 올리는 치킨 가맹점 사장집이 한해 장사해 3천만원을 가져간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가맹사업이 주 수입원인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능하면 가맹점 수를 꾸준히 늘리려고 하는데 결국 기존 가맹점주의 수익을 나눠 먹을 점주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며 "가맹점을 더 늘리지 못하면 물대(물류대금) 가격 인상 등 다른 부담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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