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동참에 전세계 '양적긴축' 단일대오…시장 변동성은 커져
양적긴축 기조 순항 여부는 미지수…연준, 몇달 내 마무리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일본이 최근 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 긴축 정책 기조로 선회하면서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사실상 사상 처음으로 '양적 긴축'(QT)이라는 단일 대오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향후 수년간 채권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잉글랜드 은행(BOE) 등과 함께 양적 긴축 정책 기조 대열에 동참했다.
이른바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QT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각국 중앙은행들이 채권을 매입해 공급했던 유동성을 채권 매각 또는 만기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현금 고갈에 직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그러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QT' 대오가 순조롭게 순항할지는 미지수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월가는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로 전환하게 됨에 따라 양적 긴축 정책 기조를 몇 달 내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6월부터 이미 채권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는 속도를 완화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일부 위원들은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계속 축소함에 따라 자금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자금시장의 압박 조짐은 연준이 'QT'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스탠더드 은행에서 주요 10개국(G10) 전략 책임자로 일하는 스티븐 배로는 최근 낸 고객 메모에서 지난 5일 글로벌 주식시장이 2020년 이후 최악의 폭락 장을 연출한 것은 '잠재적 양적 긴축'에 대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초기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은 경제에 현금을 공급했으며, 그중 일부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됐다"며 "하지만 이제 중앙은행의 자산이 줄어들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도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QT로 인해 시장에 투자 자금이 고갈되면서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에 압박을 줄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이전보다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출신 스위스 리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롬 하겔리도 "글로벌 QT가 내년까지 계속된다면 변동성 급등 현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시행 중인 양적 긴축은 다양한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연준은 몇 달 내 양적 긴축 기조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BOJ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며, ECB는 보유채권 만기 시 재투자를 중단했지만, 여전히 일부 보유채권은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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