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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선거운동의 해' 예상됐지만…"유권자들은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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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선거운동의 해' 예상됐지만…"유권자들은 싫어해"
"AI 자원봉사자 5분만에 전화 1천여통…대부분 받자마자 끊어"
"유권자들 아직 AI 불신"…AI 악용 딥페이크 선거운동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연방하원 선거(오하이오주 7선거구)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 매슈 디머는 올해 1월 인공지능(AI) 회사인 시복스의 제안을 받고 선거 운동에 AI 로보콜(자동녹음전화)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5분 사이에 유권자들에게 1천통 가까운 전화를 걸었지만 거의 모든 유권자가 AI 자원봉사자라고 소개하는 목소리를 듣자 몇 초 만에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디머는 "사람들은 특히 AI 프로그램과 이야기한다는 것을 들었을 때 전화를 받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아마도 이런 종류의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디머의 사례를 들면서 올해가 AI를 활용한 선거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어긋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선 오는 11월 5일 대통령선거와 연방 상·하원 선거가 실시된다.

◇ AI 선거운동 프로그램 개발 붐…실제 활용 후보는 소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에 30개 넘는 기술기업이 전국이나 지방 단위의 선거 캠프에 AI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AI를 이용해 로보콜을 늘리고, 유권자를 가상으로 만나 인사하는 후보자의 캐릭터를 만든다. 특정 유권자를 위한 맞춤형 연설 영상도 만들 수 있다. 또 유권자 명부와 이메일을 선거 전략에 맞게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선거 운동에 AI를 이용하는 후보자는 소수에 불과하며 이를 인정하려는 후보자는 훨씬 적다고 NYT는 전했다.
AI 기업 3곳은 AI 활용 사실을 대중이 절대 알 수 없도록 보장할 경우에만 선거캠프에서 AI 프로그램을 구매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선거운동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을 놓고 대부분의 유권자가 AI에 대해 불안해하고 불신한다는 내부 여론 조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 커지는 딥페이크 선거운동 우려…가짜사진 올린 트럼프
실제 딥페이크 선거운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AI로 가짜 이미지나 오디오, 비디오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 1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민주당 당원들에게 투표 거부를 독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가짜 목소리를 담은 전화가 뉴햄프셔주에서 기승을 부렸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가짜 사진을 올려 비판받고 있다.
이 사진은 AI가 만든 것으로, 스위프트 팬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 AI 경계·회의론에도…"선거운동 자동화·표적화에 도움"
6개월 전만 해도 선거 입후보자들이 막대한 선거자금을 풀 것으로 기대해 AI 선거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이 지금은 AI 경계론이 선거판에 드리우면서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인도에 본사를 둔 AI 기업 'Personaliz.ai'의 최고경영자(CEO) 산토시 토타는 자사의 AI 선거운동 프로그램이 인도에서는 후보자와 유권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미국 사람들은 이 기술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선거운동에 AI 활용하는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복스의 CEO 일리야 무지칸츠키는 AI가 선거 승리를 위한 '마법의 총알'은 아니지만 선거운동, 특히 소규모 선거운동이 "보다 자동화되고 표적화된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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