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인 증시 투자 이탈 속 해외자금 일일 자료 비공개
대신 외국인 지분보유 정보 분기별 공개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올해 중국 증시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당국이 외국인 투자 관련 주요 데이터 공개를 제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중국 본토 주식으로 들어오는 외국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일별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향(northbound) 투자'를 통해 홍콩을 거쳐 유입되는 자금에 관한 데이터다.
북향 투자는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거래)과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 제도를 이용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위안화 주식을 거래하는 것이다.
FT는 대신 외국인 지분 보유 정보가 분기별로 공개된다고 말했다.
홍콩 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증시로 외국인 자금 유입은 마이너스 상태다.
외국 투자자들이 6월 초부터 중국 본토 주식에서 120억달러(약 16조원) 이상 빼내면서 순유출로 돌아섰다.
2014년에 교차 거래가 시작된 이래 중국 증시에서 연간으로 외국 자금이 순유출된 적은 없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초 외국인 자금 증시 유입은 중국 국영기업 해외 법인들이 주도했다고 추정한다고 FT가 전했다.
내티식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게리 응은 "투명성이 낮으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하고 중국 투자를 결정하기 더 어려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올해 들어 1%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S&P500지수가 17%, 인도의 니프티50 지수가 13% 상승한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중국 당국은 이미 5월에 외국인 투자자 거래에 관한 실시간 데이터를 차단했다고 FT는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엔 청년 실업률이 최고치에 이르자 발표를 중단하는 등 과거에도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데이터는 공개를 제한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론 일부 국내 금융기관에 특정한 날엔 주식을 순매도하지 말라고 비공식 지침을 내리는 방식으로 시장 지지를 시도했다.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A주(상하이·선전 거래 주식) 시장 유동성과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BNP 파리바 아시아태평양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루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3년간 중국 본토 시장에 훨씬 더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며 "인도 등의 신흥 시장에는 여전히 긍정적 전망을 갖고 있지만 '중국 제외 신흥 시장' 벤치마크를 사용하며 중국을 투자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A주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당국이 의미 있는 조처를 하면 투자자들이 돌아올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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