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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나 전 방글라 총리 유체이탈 화법?…반정부시위 조사 촉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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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나 전 방글라 총리 유체이탈 화법?…반정부시위 조사 촉구(종합)
퇴진·해외도피 후 첫 성명…하시나 정부 법무장관은 시위사망 관련 체포
하시나, 학살혐의로 고발돼…아들 "총선 90일이내 실시되게 印 역할 요청"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반정부 시위대에 밀려 퇴진하고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하시나 전 총리 자신에게 시위 진압 관련 최종 책임이 없음을 전제로 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AP통신에 따르면 하시나 전 총리는 전날 성명을 내고 시위 도중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미국에 거주하는 하시나 전 총리의 아들 사지브 와제드 조이가 엑스(X·옛 트위터)에 대신 올렸다.
하시나 전 총리가 공식 성명을 낸 것은 지난 5일 국외로 달아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월 법원의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 부활 결정으로 촉발됐으며 유혈충돌 과정에서 3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충돌은 반정부 성향 대학생들과 친정부 대학생·경찰 사이에 일어난 경우가 많았고 사망자 다수는 반정부 측 대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나 전 총리 퇴진 이후에는 경찰과 집권당 아와미연맹(AL) 당원 등 수십명이 일부 군중의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시나 전 총리는 성명에서 경찰과 AL 당원 등도 사망했다고 강조하며 이들이 '테러 공격'에 희생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시위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현지에서 조성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하시나 전 총리는 시위 당시 정부 수반이었지만 마치 자신은 시위 진압 책임과 무관한 사람처럼 '유체이탈 화법'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전날 법원은 지난달 시위 진압 경찰의 총탄에 맞아 숨진 한 식료품점 업주의 사망과 관련해 하시나 전 총리의 책임을 묻는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 경찰에 수사를 지시했다.
하시나 전 총리가 이번 시위와 관련해 고발되기는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5일까지 반인륜적 범죄와 대량학살을 저지른 혐의로 이날 국내 전범재판소에 고발됐다. 이 재판소는 2009년 방글라데시 국내에 설치된 '국제범죄재판소'(ICT)로 1971년 독립전쟁 당시 범죄 등을 다루고 있다.
ICT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시나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아니술 후크와 기업 관련 고문을 지낸 재계 지도자 살만 F 라흐만은 전날 국외로 도주하려다가 다카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후크 전 장관과 라흐만 전 고문은 지난달 시위과정에서 유혈충돌을 부추긴 혐의로 고발된 상태였다.


하시나 전 총리의 퇴진 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AL 입장을 대변하는 조이는 전날 인도 매체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 총선이 헌법에 따라 의회 해산 이후 90일 이내 치러지도록 인도 정부가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의회는 지난 6일 해산됐다.
그는 "AL이 여전히 가장 지지도 높은 정당으로 총선이 실시되면 승리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시나 전 총리 퇴진 후 구성된 과도정부는 전날 방글라데시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사망을 추모하는 '국가 애도의 날'(15일)을 취소했다.
국가 애도의 날 취소는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등 최소 7개 정당의 요구로 이뤄졌다. 라흐만 초대 대통령은 하시나 전 총리의 아버지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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