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는 'Z', 우크라는 '△'…러 본토 진격 우크라군 새 표식 눈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2년반만에 국경을 넘어 역공에 나선 우크라이나군 전차와 장갑차들에 흰색 세모 모양의 식별 마크가 그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같은 옛 소련 국가로 유사한 무기체계를 지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과 자국군을 구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채택한 'Z' 모양 식별 마크와 대비되면서다.
1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州)와 맞닿아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州)로 진격한 우크라이나군의 장비에는 예외없이 '△' 표시가 새겨진 듯 보인다.
옛 소련제 탱크와 트럭은 물론 서방제 무기에 이르기까지 흰색 페인트나 박스 테이프 등으로 삼각형이 그려진 까닭에, 이에 주목한 일부는 이번 공세에 '세모 작전'(operation triangle)이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이러한 식별마크가 이번 공세에서 처음 사용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노리는 러시아군에 길을 내줬던 친러국가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지키는 우크라이나군 서부작전사령부에서 올해 6월 같은 문양을 사용하는 모습이 목격된 바 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측 소식통은 세모 모양 식별 마크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적 방어선을 넘어 작전을 펼칠 때 수반되는 혼란 속에서 아군 오사 등 문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이에 더해 철모와 전투복에 자국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파란색 테이프로 만든 띠를 걸치고 있다.
러시아 측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처음 침공할 때부터 탱크와 장갑차 등에 흰색으로 'Z' 표시를 그려넣었으며, 이는 이후 러시아 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한다는 상징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달 6일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주로 진격한 우크라이나군은 불과 일주일만에 74개 마을을 점령했다.
곧 격퇴될 것이란 전망을 뒤엎고 우크라이나군이 승승장구하자 쿠르스크주 주변 다른 지역에서도 주민 다수가 달아나는 등 공황이 유발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12일 기준으로 쿠르스크와 가까운 벨고로드주의 크라스나야 야루가 지역에서만 1만1천명이 피란했다고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2일 기준으로 1천㎢가 넘는 러시아 땅이 우크라이나군의 통제하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예비병력을 끌어모아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려 시도하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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