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와 교전' 러 접경지에 대테러 작전체제…"원전 위협"(종합2보)
러 본토서 우크라군과 전투 닷새째…쿠르스크 주민 7만6천명 대피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닷새째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남서부 접경 지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고 10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이날 성명에서 쿠르스크, 벨고로드, 브랸스크주(州) 등 국경지대에 전날부터 대테러 작전체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NAC는 "우크라이나 정권이 우리나라 여러 지역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를 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테러 행동을 막기 위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NAC 위원장 겸 연방보안국(FSB) 국장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브랸스크에서는 이 지역을 다니는 개인과 자동차에 대한 검문, 이동 제한, 통신 제한 등 조치가 시행된다.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되고 핵심 시설 보안이 강화되며 자동차가 압수될 수도 있다.
NAC는 쿠르스크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테러 공격으로 민간 희생자가 발생하고 민간 건물과 시설이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도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파괴공작)와 테러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쿠르스크에 대테러 작전 체제가 시행됐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쿠르스크에 연방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러시아는 지난 6일부터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 지역에 침투하자 이에 맞서 격퇴 작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연방 영토를 침공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의 시도를 계속 격퇴하고 있다"며 전날 하루에만 우크라이나군이 175명의 병력을 잃었으며 누적 병력 손실은 총 1천120명이라고 주장했다.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쿠르스크 도시 수드자에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공급하는 가스관 관련 시설이 있으며, 쿠르차토프에는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타스 통신은 쿠르스크 원전에서 지난 8일 요격당한 미사일 일부로 추정되는 파편과 잔해가 발견돼 러시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쿠르스크 전투에서 자제력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 로사톰의 알렉세이 리하체프 사장은 그로시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하며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쿠르스크 원전뿐 아니라 국제 원전 산업 전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사톰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공격과 도발은 실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원전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 사고 가능성이 커지면서 러시아 보건부 산하 의생물학청(FMBA)은 이날 쿠르스크에서 60차례 이상 감마선 측정을 시행했다고 밝혔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FMBA는 방사능, 화학, 생물학적 재해를 감시하기 위해 측정 활동을 강화했으며, 감마선 검사뿐 아니라 100여건의 대기 조사와 30여건의 수질 검사에서도 모두 정상 수치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Mi-28NM 공격 헬기와 수호이(Su)-34 전폭기 등이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병력과 무기를 공격하고 방공시스템이 쿠르스크와 야로슬라블 상공에서 총 32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비상사태부 부처간 운영본부는 지금까지 총 7만6천명 이상이 쿠르스크 국경지대에서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전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최대 공격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맹방' 벨라루스도 국경 경계 강화에 나섰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을 했다며 접경지 병력 증강을 지시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이날 올가 티무시 우크라이나 대리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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