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 역사의 나폴리?…伊 문화장관 실수 연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이 자기 고향인 나폴리와 관련한 잘못된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젠나로 산줄리아노 장관은 지난 7일 인스타그램에 "문화부는 나폴리의 250년 역사를 기리기 위해 위원회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나폴리는 2천500년 전인 기원전 6세기에 고대 그리스인이 세운 도시다. 도시명은 '새로운 도시'라는 뜻의 그리스어 네아폴리스(Neapolis)에서 유래했다.
2천500년이라고 해야 했을 내용을 250년으로 잘못 기재한 것이다.
영어로 옮기면 'two and a half centuries'로 번역되는 이 표현에서 '100년'을 뜻하는 세기(century)를 1천년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몇 분 만에 게시물을 삭제한 그는 소셜미디어(SNS) 관리자의 실수 탓으로 돌린 뒤 이 관리자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 문화부 장관직에 오른 그는 그동안 잦은 실수로 여러 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콜럼버스는 (지구는 둥글다는) 갈릴레오의 이론에 근거해 지구 일주를 원했다"라거나 "사람들이 런던을 생각할 때 타임스스퀘어를 떠올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칭송하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갈릴레이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해로부터 72년 뒤에 태어났고, 타임스스퀘어는 뉴욕에 있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최고 권위 문학상인 스트레가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는데도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을 읽지 않았다고 발언해 비난을 샀다.
그는 당시 시상식에서 사회자가 시상에 앞서 한마디 해 달라고 요청하자 "오늘 저녁 최종 후보작에 오른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저도 읽어보겠다"고 말했다.
당황한 사회자가 "아… 당신은… 읽지 않았나요"라고 되묻자 그때야 그는 잘못을 깨닫고 수습을 시도했지만 이미 최종 후보작에 대한 투표권까지 행사한 뒤여서 궁색해지고 말았다.
또한 그는 '신곡'을 쓴 알리기에리 단테가 이탈리아 우파 사상의 창시자라고 주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줄리아노 장관은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의 실수를 담은 '타인의 실수'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 중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PD)의 피에로 데 루카 부대변인은 "산줄리아노는 남의 실수 책을 쓰기보다는 자신의 실수 백과사전을 출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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