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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안정에 미 긴급 금리인하 전망 후퇴…'빅 컷' 기대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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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안정에 미 긴급 금리인하 전망 후퇴…'빅 컷' 기대도 줄어
페드워치 9월 0.5%포인트 인하 확률 85%→55%
시겔 교수, 긴급 인하 의견 철회…"시장 압박에 일본은행 동결, 경제에 부정적 영향"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미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잠잠해지고, 9월 '빅 컷' 기대도 약해졌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확률을 절반 정도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1일 22.0%였다가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이 요동친 5일 85.0%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7일 69.0%로 내려왔고 하루 뒤에는 55.0%로 더 떨어졌다.
2일 발표된 미국 7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경기침체 우려를 촉발했고, 여기에 일본은행 금리 인상에 따른 엔화 강세와 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전망이 겹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됐다.
일각에서 연준이 실기했다는 지적과 함께 9월 정례 회의 전 긴급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다가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자제 입장을 내놓고, 8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적게 나오며 경기침체 우려가 약해지자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전보다 9월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아졌지만, 긴급 인하를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트얀치크는 "긴급 금리인하는 지금 경제지표로 뒷받침되지 않으며, 시장을 새로운 공황 상태로 몰고 갈 뿐"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7월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긴급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로 꼽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긴급 금리인하가 필수적이라고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의견을 철회했다.
시겔 교수는 일본, 미국 등 세계 주요 증시의 주가지수가 기록적으로 하락한 5일 연준이 긴급하게 0.75%포인트를 인하하고 9월에 추가로 그만큼 더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경기침체 관련 지표 '삼 법칙'(Sahm Rule)을 개발한 클라우디아 삼 뉴센추리 어드바이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전날 연준이 긴급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할 요인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금리인하 기대로 금융시장이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TCW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다이앤 재피는 "9월 0.5%포인트 인하를 배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0.25%포인트를 전망한다"며 "연준은 성급해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주식 파생상품 전략팀 대표인 지테쉬 쿠마르는 "월가가 공격적 금리인하를 예상하며 앞서 나갔을 수 있다"며 "경제지표가 이와 다르게 나오면 시장에서 또 불안정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브렌트 슈트는 모두 금리인하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지만, 연준의 금리인하가 늘 경기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며, "아무도 매수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연준이 긴박하게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타격이 있을 것이란 견해도 여전히 나온다.
JP모건은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와 관련해서 긴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미국 주가는 더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JP모건은 8일엔 미국 경기침체 확률을 25%에서 35%로 높였고, 9월과 11월 각각 0.5%포인트 인하를 전망한다.
로이터통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8월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 연설에서 지난달 31일 FOMC 기자회견 때와 비슷한 수위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우리가 기대하는 데이터가 나오면 9월에 금리인하가 논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NN은 월가가 긴급 금리인하를 외치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은 짜증 내며 소리 지르는 아이를 무시하는 아빠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과 연준 인사들은 월가의 강압에 따라 움직이진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
CNN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가 주가가 급락하자 입장을 철회한 것과는 대조된다고 말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알리안츠그룹의 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6일 블룸버그 기고문에서 "지난 20년간 중앙은행들이 경제와 금융 불균형을 다루기 위해 어렵지만 필요한 조치를 시도했지만, 시장 압력에 굴복했다"며 "일본은행이 강요당한 금리동결은 결국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과거 30년간 8차례 긴급 금리인하를 했는데 모두 이번과 달리 혼란이 주식시장을 넘어서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징후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준은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와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2001년 기술주 거품 붕괴, 2001년 9·11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 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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