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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의 도박?…'핵심 경합주' 셔피로 대신 '충성심' 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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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의 도박?…'핵심 경합주' 셔피로 대신 '충성심' 월즈
'용감한 아빠·편안한 삼촌' 이미지로 중서부 공략…'케미'도 작용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표심 이탈 우려 속 좌파 이미지 강화·세대교체 실패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미국 중서부의 강한 억양을 가진 머리가 벗겨진 60세 전직 미식축구 코치"
6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소개했다.
월즈 주지사는 미국 중부 시골마을 출신이다. 인구 수백명의 작은 마을인 네브래스카주 웨스트포인트에서 태어난 그는 정계 입문 전 고등학교 지리 교사이자 미식축구 코치로 일했다.
미국 언론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인지도가 낮은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이유로 중서부 유권자에 대한 호소력과 충성심 등을 꼽았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시 셔피로 주지사를 두고 월즈 주지사를 택한 것에 대해 '도박', '실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용감한 아빠 이미지…'케미'·'충성심'도 높은 평가 받아
NYT는 '용감한 아빠 느낌'(plucky dad vibes)을 월즈 주지사가 낙점된 5가지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시골 아저씨 같은 편한 이미지는 월즈 주지사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야구 모자와 티셔츠를 입은 그가 딸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담은 1년 전 촬영 영상은 부통령 후보 심사 기간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러닝메이트 선정 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미식축구 코치였던 월즈 주지사의 경력이 미국교사연맹(AFT)의 지지를 얻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교원노조인 AFT는 지난달 미국 노조 중 가장 먼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 등 월즈 주지사의 '포퓰리즘 정책'과 시골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잠재력도 해리스 부통령의 선택을 받은 주요 이유라고 NYT는 소개했다.
특히 총기를 소유하고 사냥을 좋아하는 월즈 주지사가 경합주인 미시간, 위스콘신 등 중서부 시골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과거 전미총기협회(NRA)의 후원을 받는 총기 옹호론자였으나 2018년 2월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총기 규제로 돌아섰다.
NYT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과 대조되는 모습도 월즈 주지사가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택된 이유로 꼽았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월즈 주지사가 같은 중서부 시골 출신(오하이오주)인 밴스 상원의원을 토론에서 잘 맞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과 선거팀은 월즈 주지사가 트럼프 측을 공격할 때 "이상하다"(weird)라는 표현을 쓴 것을 포함해 그의 직설적인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즈 주지사가 해리스 부통령과 잘 통한다는 점과 부통령 후보 면접 등에서 보여준 '충성심'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러닝메이트 선정 과정에서 충성심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거듭 강조됐다고 전했다.


◇ 해리스의 도박?…"경합주 표심 공략에 큰 도움 안 될 것" 지적도
일부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 카드로 거론됐던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펜실베이니아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주다.
CNN은 "1972년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네소타주를 가져간 적은 없다"면서 민주당 연승 흐름이 이번 대선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반면 펜실베이니아주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주라면서 여론조사에서도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해리스-셔피로' 조합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를 거두기에 충분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월즈 주지사가 많은 경합주 유권자의 표를 얻는 데 있어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후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61%에 달하는 셔피로 주지사 높은 지지율이 '해리스-셔피로' 조합을 추진하는데 충분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월즈 주지사가 많은 경합주 유권자의 표를 얻는 데 있어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선택을 후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칼럼니스트 맷 K. 루이스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셔피로는 해리스에게 아마도 가장 중요한 펜실베이니아의 주지사로 지지율이 64%에 달하는 반면 월즈는 해리스가 쉽게 승리할 미네소타 주지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촌 같은' 월즈 주지사의 중서부 이미지가 '블루 월'(blue wall·민주당 지지 성향 지역)에서 통할지 모르지만, 펜실베이니아의 인기 주지사 셔피로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셔피로 주지사보다 9살 많은 월즈 주지사를 선택, 세대교체 목소리를 저버렸으며 좌파 이미지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루이스는 "셔피로 대신 월즈를 선택한 해리스의 결정은 또다시 당의 단합을 우선시한 것"이라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을 때 했던 것과 같은 '계산'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도 '해리스의 도박: 셔피로 없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승리에 중요한 셔피로 주지사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당의 단합, 개인적 친밀감 등을 궁극적으로 정치적 계산보다 우선시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공화당원들은 자신들이 가장 우려했던 셔피로 주지사를 해리스 부통령이 선택하지 않아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yunzh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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