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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K-배터리 실적 개선 키는 북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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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K-배터리 실적 개선 키는 북미 시장
SK온, 2분기 4천601억원 영업손실…美 AMPC 수혜액은 190.4% 증가
삼성SDI,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가동 앞당겨…"전기차 수요 회복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배터리업계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올해 2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북미 시장이 하반기 배터리업계 실적 개선의 키로 꼽히고 있다.
업계는 북미 시장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캐즘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온은 올해 2분기 4천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캐즘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과 헝가리 신규 가동 공장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2분기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천118억원으로 1분기(385억원)보다 190.4% 증가했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1kWh(킬로와트시)당 셀 35달러, 모듈 45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것으로, 미국 공장을 많이 가동할수록 돈을 더 받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도 2분기 AMPC 수혜액이 4천478억원으로, 1분기(1천889억원) 대비 137.1%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1천953억원으로, AMPC를 제외하면 2천5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 선방에 성공한 삼성SDI는 그간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 여파로 2분기 AMPC 수혜액이 1분기(467억원) 대비 83.1% 감소한 79억원에 그쳤다.



전기차 시장 캐즘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북미 시장이 하반기 실적 개선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공장 가동 시기를 연내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당초 양사는 내년 1분기부터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합작공장을 조기 가동하는 것이다.
현대차도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올해 4분기부터 가동한다고 발표하는 등 북미 투자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다.
HMGMA가 4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현대차용으로 라인을 개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SK온의 미국 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SK온은 조지아주에 2025년 양산을 목표로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합작 공장을 짓고 있으나, 합작 공장 가동 전까지는 SK온의 단독 미국 공장이 HMGMA에 배터리를 공급할 전망이다.
SK온은 현재 현대차그룹과 함께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합장 공장을 포함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도 테네시, 켄터키 지역에 총 127GWh 규모의 공장 3개 등 총 4개의 공장을 152GWh 규모로 건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4분기부터 전기차 판매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그간 북미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해 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실적 회복 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21년 10월 출범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한 SK온의 경우 고객사의 북미 시장 전기차 판매 확대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조사기업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SK온의 주력 고객사인 포드와 기아,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 3사의 2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7.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드의 경우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주력 모델 F-150 라이트닝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9% 증가했다. 기아는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135.5% 급증했으며 판매량의 31.5%는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었다.
SK온은 지난 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하반기 고객사 신차 라인업 확대에 따른 전방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생산 라인 효율화 등 전사적 원가 절감 노력에 힘입어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온의) 실적 개선 요인은 판매량 증가와 미국 생산량 증가에 따른 AMPC 확대"라며 "미국 내 EV9 기대감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와 금리 인하 여부 등이 여전히 변수다.
윤용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는 하반기 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데, 수요가 부진할 경우 신규설비 초기 비용과 추가되는 감가상각비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와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짓고 있던 3공장 건설을 최근 일시 중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도 착공 두 달 만에 일시 중단하며 속도 조절 중이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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