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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대사관에 왜 브라질 국기가…"베네수 野인사 보호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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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대사관에 왜 브라질 국기가…"베네수 野인사 보호 협력"
마두로, '개표부정 규탄' 아르헨 외교관 추방…영사보호 공백 발생
브라질, 아르헨대사관에 피신한 베네수 野인사 지키기 위해 위탁관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 외교 당국이 베네수엘라의 정치범인 야권 인사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이웃 나라 아르헨티나 대사관의 관리 운영을 맡는 보기 드문 상황이 발생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을 브라질에서 기꺼이 맡아주기로 했다"며 "잠깐이지만, 아르헨티나 재외국민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것에 대해 브라질에 감사를 표한다"고 적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오늘 우리 외교관들은 독재자의 보복으로 베네수엘라를 떠나게 됐다"면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하나로 묶는 우정의 유대는 매우 강하고 역사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을 둘러싼 부정 개표 논란과 관련해 중남미 다른 우파 정상과 함께 '선거 사기'라고 강하게 규탄했고, 이에 대해 '3선'을 확정받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외교관 추방과 자국 외교관 소환 등으로 대응했다.
다만, 아르헨티나 대사관 내에는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 6명이 '정치적 박해'를 우려해 피신한 가운데 수개월째 체류하고 있다.
이들은 베네수엘라 당국으로부터 시위 등 주동자로 지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측은 '대사관 공실 사태' 이후 베네수엘라 당국이 대사관에 강제 진입할 경우 피신해 있는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 신변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베네수엘라 대선 이후 아르헨티나 대사관 주변에는 정부 측 요원들이 상시 배치됐고, 대사관 내 전력 공급도 차단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이 브라질 외교부 장관에게 '대사관 관리를 임시로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브라질 외교 당국이 이를 수용했다고 브라질 언론매체 G1은 보도했다.
관리 보호·지원 대상에는 "공관 건물 일체, 내부 기록물 등의 자료, 대사관 내 피신 중인 베네수엘라 정치인" 등이 포함돼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이날 아침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브라질 국기가 게양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평소 3개국 정상 간 관계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그간 정치 이념상 가까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친밀감을 과시해 왔다.
반면 서방 언론에서 '극우 계열' 자유주의자로 분류하는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는 정상회담은커녕 때론 설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에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개표 부정 의혹' 항의 시위가 연일 이어진 가운데 베네수엘라 내 주요 인권단체인 포로페날은 이날 오전 9시까지 당국과의 충돌 등 여파로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별도의 병원 조사 집계라며 사망자 숫자를 16명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주도로 결성된 미주기구(OAS)는 전날 워싱턴DC에서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결의안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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