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초대 못받은 러시아…당국은 비난세례, 대중은 해적중계 찾아봐
개회식 후 크렘린궁 "역겨워"…러 검색엔진에선 '올림픽 보는 법' 검색어 급증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러시아가 2024 파리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하면서 당국은 올림픽 비난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중은 여전히 올림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들이 이번 올림픽을 중계하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의 대표 검색엔진 얀덱스에서는 '올림픽을 시청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빈도가 급증했다.
또한 외국 웹사이트의 러시아 국내 차단을 우회하는 가상망에 대한 검색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응하듯, 온라인상에는 불법 복제된 올림픽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소셜미디어(SNS) 채널 수십 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텔레그램이나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VK) 등에서 영어로 된 올림픽 라이브 스트리밍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채널에서는 올림픽을 중계하며 시청자들에게 1~25달러(약 1천400~3만4천 원)의 기부금을 받는다고 한다.
이같은 러시아 대중의 관심은 올림픽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러시아 당국의 태도와는 대조되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과 국영 매체들은 지난 달 26일 올림픽이 시작된 뒤 개막식이나 현지 선수촌 환경과 관련한 논란 등에 초점을 맞춰 논평을 내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달 27일 개막식에 대해 "완전히 역겨운 순간들이 있었다"며 드래그퀸(여장 남자)이 등장하는 '최후의 만찬' 패러디 장면 등을 둘러싼 논란에 가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파리 올림픽 취재 승인을 받지 못한 기자들에게 희망이 있다며 "적어도 쥐에 물리지 않을 것이고, 센 강에서 벌레를 잡을 일도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지난 달 28일 자사 출장 기자 3명과 파리 주재 기자 1명의 올림픽 취재 승인이 갑자기 취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파리 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참가를 원하는 선수들은 러시아 국적을 표시하지 않는 '개인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AINs)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도록 했다.
러시아 국영방송들은 옛 소련 시절인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보이콧한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중계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영 통신사 등은 글기사로 올림픽 소식을 전하고 있고, 일부 지역언론들은 개인중립섭수로 출전하거나 다른 나라로 국적을 바꾼 러시아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