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 "차세대발사체 설계 확정된 바 없어"…제원 변경 검토
2조 투입 차세대발사체, 초기설계인 1단 100t엔진 5기 변경 검토
달 착륙선 수송 어렵단 논의도…재사용발사체 맞물려 예타사업 변경할 듯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2조 원을 들여 개발중인 차세대 발사체의 엔진 등 제원을 바꾸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제원으로는 2032년 달 착륙선을 달에 보내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논의 결과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결정된 사업계획을 바꾸는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주항공청은 29일 차세대 발사체에 관한 설명자료를 내고 "1단 엔진 구성은 확정된 바가 없으며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시스템설계검토회의(SDR)에서 최적화된 엔진 구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주청이 이처럼 엔진 제원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히면서 대폭적인 차세대 발사체 제원 수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주청이 출범과 함께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본격 선언하면서,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 계획에 담겼던 재사용 발사체 사업 정비도 필요한 만큼 엔진 제원 등을 포함해 앞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결정된 사업계획 변경 등 조치도 추가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차세대발사체 사업은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누리호 3배 이상 성능을 내는 발사체를 2조132억원을 들여 개발하는 사업이다.
202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당시 예타에서는 최적 안으로 1단에 100t급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액체엔진 5기를 클러스터링해 구성하고 2단은 10t급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액체엔진 2기를 구성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우주청에 따르면, 이는 예타에서 결정된 최적 안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우주청은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차세대발사체 체계 요구조건 검토회의(SRR)를 진행하며 임무 목표 달성을 위한 엔진 구성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논의에는 엔진 개수를 늘리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우주청은 발사체가 SRR과 SDR을 거쳐 최종 제원을 확정하는 만큼 이번 논의가 개념설계의 일반적 과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논의 배경에는 기존 최적 안인 1단 100t급 엔진 5기로는 차세대 발사체의 목표인 달 착륙선 수송을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내부 검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성윤 우주청 우주수송임무설계프로그램장은 "기본안은 1단 엔진 5기이고 현재 확정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면서도 "바뀌게 되면 승인 절차도 필요하고, 기술적인 수준도 따져봐야 하고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프로그램장은 "엔진 5기로 성능을 만족할 수 있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5기에서도 구조비(발사체 구조물 무게를 발사체와 추진제 무게로 나눈 값)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조금 추력을 더 키워 갈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를 포함해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개념 설계에 대해 다시 구체적으로 계산을 해 보면 (1단 엔진 5기의) 수송 성능이 목표치를 충족할 수도, 부족할 수도 있다"며 제원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최종 확정은 실질적으로 SDR이 끝난 시점에 확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며 "SDR 때 전문위원을 모셔 토론이나 논의를 할 거고, 아니라는 결론이 나면 또다시 설계검토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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