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伊 탬베리, 빗속 개회식 국기 흔들다 결혼반지 '풍덩'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상혁의 '맞수'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장마르코 탬베리(32)가 개회식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탬베리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이탈리아 선수단을 태운 보트 위에서 국기를 힘차게 흔들다가 그만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다.
결혼반지는 탬베리의 손가락에서 미끄러져 보트 가장자리를 맞고 튕긴 뒤 손쓸 새도 없이 센강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당시 탬베리는 펜싱의 아리아나 에리고와 함께 이탈리아 선수단의 개회식 기수로서 거세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대형 이탈리아 국기를 기운차게 흔들고 있었다.
망연자실한 탬베리에게 동료들은 아내에게 무어라 말할 거냐며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고 유로스포츠 이탈리아는 전했다.
탬베리는 하루 뒤인 27일 아내인 키아라 본템피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글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했다.
"미안해, 내 사랑, 정말 미안해"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그는 악천후, 최근 몇 달간 고된 훈련으로 인한 감량, 개회식 기수로서의 열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결혼반지가 센강에 빠지는 걸 지켜봐야만 했던 당시를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순간이었다"고 묘사했다.
그는 "하지만 정말 결혼반지를 잃어버려야 한다면 (사랑의 도시인) 파리보다 더 좋은 곳은 상상할 수 없다"며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의 것도 저 강에 던져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도록 하자. 당신이 항상 내게 부탁했던 것처럼 다시 결혼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생긴 것 같다"고 낭만적으로 말했다.
탬베리는 결혼반지 분실이 오히려 좋은 징조일 수 있다며 아내에게 더 큰 금(금메달)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탬베리는 한국의 우상혁,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저본 해리슨(미국), 해미시 커(뉴질랜드)와 함께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바르심과 공동 1위(2m37)를 차지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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