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베이징 구시가지·가자지구 수도원 유적지 등 세계 유산(종합)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조선인 강제노역' 日사도광산 포함 등재 결정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700년 역사를 지닌 중국 베이징 구시가지와 일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됐다고 EFE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권고를 수용해 베이징 구시가지를 세계유산 목록에 올렸다.
위원회는 구시가지가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에 대한 독특한 증언을 지니기 때문에 보편적 가치를 갖고 있고 인간 역사의 중요한 단계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길이가 7.8㎞에 달하는 구시가지는 천단공원과 자금성 등 베이징의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 가운데 일부를 연결하고 있다.
위원회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도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하고 현장에 조선인 노동자와 관련한 전시물을 이미 설치한 데 따라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전날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벌어지는 가자지구 내 가톨릭 수도원 유적지 등 전 세계 13곳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다.
가자지구 내 가톨릭 수도원은 힐라리오 성인이 서기 340년 경에 자신의 이름을 따 건립했다. '텔 움 아메르'(Tell Umm Amer)로도 불리는 수도원 유적지는 가자시티 남쪽에 위치한다.
하지만 잦은 점령에다 지진마저 일어나 수도원은 파괴됐고 수도원 유적지는 1999년 현지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방치돼 있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전쟁으로 훼손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유네스코는 성명에서 "가자지구에서 현재 진행 중인 분쟁에 의해 (수도원) 유적지가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협약에 명시된 비상 등재 절차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원 유적지는 세계유산목록은 물론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도 올랐다.
또 오늘날의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 있었던 아홈(또는 아삼) 왕국 봉분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봉분은 13∼19세기에 걸쳐 건립됐다.
남미 최대 사구(모래언덕)인 브라질의 렌소이스 마라넨지스 국립공원, 황해 철새 보호구역 등 중국의 2개 장소, 5세기 로마 시대에 건립된 요르단 농촌 마을 '움 알 지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브제트레니차 동굴,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현생인류 발상지로 기록된 고고학적 장소들도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목록에는 프랑스, 영국, 에티오피아, 부르키나파소의 유적지와 독일, 미국, 영국에 있는 18세기 개신교 모라비아 교회 신자들의 집단 거주지도 포함됐다.
지난 21일 회의를 시작한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는 31일까지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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