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왕자 "대중지와 법정다툼이 왕실 불화 원인"
"가족 함께 맞섰으면 좋았을 것"…"다이애나빈도 해킹 피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가 왕실과 겪어온 불화의 주요 원인으로 대중지를 상대로 제기한 휴대전화 해킹 소송을 지목했다.
해리 왕자는 25일(현지시간) 밤 방영될 ITV 다큐멘터리 '법정의 타블로이드' 인터뷰 발췌본에서 "그게 확실히 (관계 악화의) 중심적인 부분이었다"고 말했다고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이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해리 왕자가 미러 그룹 뉴스페이퍼스(MGN)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4년 만인 지난해 12월 마무리된 후 처음이다.
그는 소송 제기 다음 해인 2020년 부인 메건 마클과 함께 고위 왕족 업무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이들 가족은 미국으로 이주했다.
당시 판결에서 기사 33건 중 15건이 휴대전화 해킹이나 불법적인 정보 수집으로 작성된 것으로 인정돼 해리 왕자는 14만600파운드(2억5천만원)를 배상받았다.
해리 왕자는 "나는 무언가 행동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고 그걸 가족으로서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나로선 해야 할 일을 계속한 것인데 그게 균열의 일부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형인 윌리엄 왕세자 등 다른 왕실 가족도 타블로이드지의 불법적인 정보 수집으로 피해를 봤지만 함께 소송을 통해 맞서지 않았다는 불만으로 풀이된다.
앞서 해리 왕자는 윌리엄 왕세자가 2020년 더선 등을 소유한 뉴스 그룹 뉴스페이퍼스(NGN)와 휴대전화 해킹 의혹에 대해 거액에 비밀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왕실과 NGN 모두 해리 왕자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해리 왕자는 NGN의 후신인 뉴스UK, 데일리메일을 소유한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를 상대로도 법정 소송 중이다.
해리 왕자는 이번 인터뷰에서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빈도 생전에 해킹 피해를 봤지만 사람들이 이를 망상으로 몰고 갔다고도 주장했다. 다이애나빈의 해킹 피해는 법정에서 인정된 적이 없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어머니가 해킹당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 아마도 최초의 해킹 피해자 중 하나일 것"이라며 "오늘날까지도 타블로이드지는 어머니가 피해망상에 빠졌다고 묘사하는 걸 즐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어머니는 망상에 빠진 게 아니었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완전히 옳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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