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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기차를 편하고 효율적으로 모는 법…기아 야심작 E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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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기차를 편하고 효율적으로 모는 법…기아 야심작 EV3
단단하고 세련된 내외부 디자인…중대형 모델 버금가는 실내공간
아이페달·스마트 회생 3.0으로 브레이크 거의 안 밟고 운전 가능



(서울·속초=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부진은 특히 심각하다.
지난해 내수 전기차 판매량은 15만9천여대로 전년보다 1.1% 감소하며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중 유일하게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상반기 판매량(6만5천여대)도 전년 동기보다 16.5% 역성장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전기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온 기아[000270]는 수요 정체 극복을 넘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기아가 전기차 대중화 전략의 핵심 모델로 선보인 신차가 바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다. 최첨단 편의 기술과 넉넉한 주행가능 거리 등 높은 상품성을 지니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것이 기아의 설명이다.



EV3의 출고가 시작된 지난 23일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이 차량을 미리 몰아봤다. 사전계약 물량이 1만대를 훌쩍 넘긴 EV3는 현재 순차적으로 인도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 포레 주차장에서 처음 만난 EV3는 콤팩트 모델이면서도 당당한 모습이었다. 딱 봐도 기아 모델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헤드라이트는 더욱 얇고 간결한 형태로 다듬어져 미래차 같은 느낌을 더했다.
뒷문 손잡이가 C필러와 맞닿은 문 상단에 있는 점도 신선했다. C필러는 후면의 테일게이트 유리와 매끄럽게 이어지며 트렁크 부분에 세련미를 더했다.



차 안에서는 3개의 화면이 옆으로 이어진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맞았다. 각 12.3인치 클러스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이에 5인치의 전자식 공조 제어판이 놓여 첨단 차량의 분위기를 냈다. 대형·고급차에 주로 적용되던 윈드실드 타입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갖췄다.
운전석에 앉아 보니 머리와 어깨, 다리가 놓이는 공간이 웬만한 중대형 SUV 정도로 넓다는 느낌이 들었다.
EV3는 패키지 설계 최적화를 통해 공간 여유를 늘렸고, 세계 최초의 '씬 HVAC(공조 시스템)' 기술이 적용되면서 다리를 벌릴 공간이 충분해졌다.



2열은 무릎 공간이 살짝 좁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좌석을 뒤로 젖히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우선 기착지인 강원 춘천시의 한 카페까지 90㎞가량을 달렸다. 전륜 모터로 내는 최고출력 150㎾, 최대토크 283Nm의 힘이 특별히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현대차그룹 모델 중 최초로 EV3에 적용된 여러 첨단 전동화 기술을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우선 체감할 수 있었던 신기능은 EV3에 처음 적용된 아이페달 3.0이었다. 가속 페달만으로 가감속은 물론 정차까지 할 수 있는 아이페달이 모든 회생제동 단계(1∼3단계)와 후진 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기존 아이페달은 제일 강한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쓸 수 있어 차가 꿀렁거리며 멀미를 유발하기도 했는데, 이번 버전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속도가 부드럽게 줄었다.



역시 EV3에 현대차그룹 처음으로 적용된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도심 구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앞선 차량과의 거리와 내비게이션 등 여러 정보를 활용해 자동으로 감속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켜니 거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운전이 편해진 데다 배터리 효율성도 챙길 수 있었다. 시속 9㎞ 이하에서도 자동 감속이 되도록 개선됐다.
아이페달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을 활용하니 올림픽대로를 거쳐 서울∼양양고속도로까지 약 50㎞ 구간을 달리는 동안 브레이크를 밟은 횟수가 채 10번이 되지 않았다.



가평에서 홍천으로 넘어가는 와인딩 구간에서는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대로 차가 잘 따라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EV3는 차체와 스티어링을 연결하는 카울 크로스바의 강성을 높여 진동을 완화하고 차량 응답성을 높였다.
춘천을 넘어 속초까지 약 110㎞의 고속도로, 국도를 달리면서는 현대차그룹에서 처음 적용된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를 통해 전비를 높이는 데 집중해봤다.
회생제동을 십분 활용하고, 과속하지 않는 등 전비를 높이는 방법으로 운전할 때는 최대 주행가능 거리 쪽으로 초록색 게이지가 채워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최소 주행가능 거리 쪽으로 주황색 게이지가 올라가는 점이 재미있으면서도 유용했다.



초록색 게이지를 최대한 채우려 노력한 결과 전체 200여㎞ 구간에서 시승 모델인 롱레인지 19인치 휠의 복합연비 5.1㎞/kWh보다 더 높은 5.6㎞/kWh를 낼 수 있었다. 이날 시승회 참가자가 기록한 최고의 전비는 7.9㎞/kWh에 달했다.
시승 중에는 기아 전기차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기아 AI 어시스턴트'도 체험했다. 단순한 차량 제어 대신 '별이 왜 빛나는지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줘', '뉴진스의 신곡 알려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답할 수 있었다.



다만 '재밌는 이야기 들려줘' 등의 요청에는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등 아직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갈 정도는 아니었다.
박성수 기아 음성인식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생성형 AI가 농담하는 과정에서 고객들께 좋지 않은 정보를 전달할 우려가 있어 우선은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문맥을 이해하고 더 좋은 답변을 하기 위해 계속 보완과 업데이트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V3는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효율적인 운전을 돕는 신기술을 장착한 데다 여러 편의 기능, 세련된 내외부 디자인을 갖춘 모델이었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상위 롱레인지 모델도 3천만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가성비를 갖춘 EV3가 시장 부진을 딛고 전기차 대중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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