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부족 독일軍, 17세 '청소년 신병' 사상 최다
학교 돌며 군대 홍보…"미성년자 보호해야" 지적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지난해 독일 연방군에 입대한 신병 10명 중 1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재무장을 선언하고도 병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자 청소년까지 군대에 끌어들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ZDF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연방군 신병 1만8천800명 가운데 법적 미성년자인 17세는 1천996명(10.6%)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022년 17세 신병은 1천773명이었다.
독일 연방군은 부모 동의가 있으면 17세 미성년자도 신병으로 받는다. 다만 해외파병 등 일부 임무에서 제외돼 18세 생일까지는 사실상 훈련병 신분에 가깝다.
독일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병력 증강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연말 기준 18만1천명인 병력을 2031년까지 20만3천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퇴역 장병을 감안하면 해마다 약 2만명이 입대해야 한다. 국방부는 자원입대 장병이 부족해지자 2011년 폐지한 징병제를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일단 보류했다.
이런 상황에서 17세 신병 증가는 이른바 '청년장교'가 전국 학교를 돌아다니며 군대 이미지 개선에 힘쓴 결과로 보인다. 국방부에 따르면 청년장교들은 지난해 대학을 포함한 각급 학교에서 약 9만명을 상대로 3천460차례 강연했다.
일각에서는 청소년에게 군대를 홍보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좌파당 교육정책 대변인 니콜레 골케는 "정부가 미성년자를 군사화에서 보호하길 완전히 포기한 것 같다"며 "학교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2년 발효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선택의정서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징집과 전투 투입을 금지한다. 독일의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한스피터 베르텔스는 "17세 군인이 무기를 들고 해외에 파병되거나 미성년자에게 허용되지 않는 일을 하는 경우는 없다"면서도 "군 입장에서는 18세부터 입대하는 게 더 쓸모 있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