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에 숙박·가전·식품·게임 등 피해 확산(종합)
판매자들 정산 못 받아 자금 압박…소비자들 취소·환불 우려 고조
티몬·위메프 여행 예약 피해자 오픈채팅방에 1천500명 넘어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차민지 전재훈 기자 =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여행뿐 아니라 숙박·가전·식품·가구·게임·공연 등 각종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대금을 정산받지 못해 자금 압박을 받고 있고 소비자들은 취소·환불이 안 될 경우에 대한 우려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25일 유통·식품·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티몬·위메프를 통해 판매된 해외여행 상품에 대해 정산을 못 받으며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됐다.
이는 여행사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여행사들이 티몬·위메프에 대한 기존 결제 취소·환불 신청 후 자사에 재결제해야 출발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휴가를 앞두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을 것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재결제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피해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티몬·위메프 여행 예약 피해자 오픈채팅방에는 1천5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호텔·숙박업계도 서서히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야놀자는 입실일 기준으로 오는 28일 예약 건까지만 숙박 예약 상품을 정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티몬·위메프를 통해 구입한 입실 일자 기준 오는 29일 숙박 예약 상품부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어느 시점까지 숙박권 정상 사용이 어려워지는지 기준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행사를 통해 티몬·위메프에 객실을 판매해온 소노호텔앤리조트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대행사를 통해 객실 이용 불가와 티몬·위메프를 통한 환불 접수 절차를 안내했다.
온라인에는 호텔에 2박으로 체크인했는데 이번 사태에 따른 예약상품 취소로 1박 후 나와야 했다는 사연도 올라왔다.
가구업체인 한샘[009240]도 티몬·위메프를 통해 인테리어 시공을 결제한 소비자와 가구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직접 취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 공개는 어렵지만 티몬·위메프로부터 상당한 상품 판매대금 지급이 지연되며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며 "공문을 발송하는 등 빠른 해결을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공사를 위해 철거를 이미 진행한 경우 정상 진행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위메프·티몬이 최근 각종 가전을 다른 온라인몰보다 싸게 파는 행사 등을 수시로 벌인 것으로 알려져 가전 판매자(셀러)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티몬을 통해 가전을 구입했으나 판매자로부터 상품 취소를 당하고 플랫폼에 자체 환불을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이용자들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트북을 구매하려다가 75만원을 손해봤다", "싸게 할인하길래 구매했는데 당한 것 같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용산전자상가의 대형 전자제품 판매사와 PC 부품 판매사들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에서 구매한 음식배달 요기요 상품권이 취소되기도 했다.
소비자가 티몬에서 요기요 상품권을 7∼8% 할인된 금액에 사서 앱에 등록했는데 판매 대행사가 임의로 해당 상품권의 사용을 중지 처리했다는 것이다.
요기요는 전날 입장문에서 "요기요 자체적으로 이번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요기요는 이번 사태를 촉발한 큐텐의 신속하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배달의민족 역시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상품권을 판매했다. 다만, 정산 지연 사태에 이달 초부터 판매를 중단한 상태이며 배민에 등록된 상품권이 사용 중지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배민은 밝혔다.
bhc치킨,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도 티몬·위메프에서 치킨 상품권이나 간편식 제품을 판매했지만, 피해는 미미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홈쇼핑 중에도 위메프에서 수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해 위메프관 운영을 잠정 중단한 곳도 있다.
티몬·위메프 사태에 게임업계도 해피머니 결제를 잠정 중단했다.
넥슨, 넷마블[251270], 엔씨소프트[036570], 크래프톤[259960] 등은 전날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해피머니 상품권을 통한 충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위메프와 티몬은 최근 선불 충전금 '티몬 캐시' 등 각종 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할인가에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사태 이후 미수금 발생 위험을 차단하고자 해피머니 결제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공연업계에서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월디페) 주최 측은 최근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환불 부분은 티몬과 위메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내년 월디페 티켓을 구매하신 분들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월디페는 '2025 월디페'의 슈퍼 얼리버드 티켓을 위메프에서 지난 16일부터 3일간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벌인 바 있다.
이번 사태로 규모가 있는 기업뿐 아니라 개별적으로 티몬·위메프를 통해 물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도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일단 티몬·위메프 사태로 이들 업체와 진행한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지원 사업을 중단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는 추가 입점 지원을 보류할 생각"이라며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합동 현장점검에 나섰다.
kaka@yna.co.kr
chacha@yna.co.kr
ke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