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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위메프·티몬 '정산 지연' 일파만파, 당국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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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위메프·티몬 '정산 지연' 일파만파, 당국 적극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이용자 수 순위 4위와 5위 업체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입점 판매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뿐 아니라 소비자 환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행상품과 상당수 소비재의 판매도 중단돼 사실상 정상적인 플랫폼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그룹의 계열사인 두 업체의 월간 추정 결제액은 지난달 기준 각각 8천398억원과 3천82억원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피해 규모가 1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는 이달 초부터 위메프에서 시작해 최근 티몬까지 번졌다. 위메프 입점 업주 500여명이 이달 8일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위메프는 이달 17일 이런 사실을 밝히고,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약속하면서 피해를 본 판매자를 위한 보상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 뒤 티몬도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도 속출했다. 위메프·티몬과 제휴를 맺고 있던 여행사, 백화점, 홈쇼핑 업체들은 잇달아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이미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도 '정산 지연으로 부득이 상품 판매를 철회한다'는 공지를 보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는 날벼락이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장 내일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이 취소됐다'는 등의 소비자 불만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티몬·위메프와 거래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는 이들 이커머스와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신용카드로는 결제가 불가능하고, 결제 취소에 대한 환불도 당분간 어려워졌다. 피해가 확산하고 논란이 커지자 위메프와 티몬은 다음달 중으로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기존에는 고객이 구매대금을 결제하면 각 플랫폼이 대금을 보관하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판매대금 정산까지 최대 두 달이 걸린다. 이 때문에 판매대금 일부를 유용하거나 다른 사업에 잠시 끌어다 쓸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구조라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G마켓과 옥션, 네이버 등은 매출이 발생하면 늦어도 10일 안에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판매업자에 정산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업체마다 정산 주기가 다른 데다 업체가 자체적으로 결정한 정산 방식을 지키지 않아도 규제기관이 제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는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관련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탓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미정산 문제는 민사상 채무 불이행 문제라 공정거래법으로 직접 의율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참에 이커머스 업계의 구조적 허점을 확실히 손봐야 한다. 제도를 보완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일 안전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에서 상품을 파는 파트너사만 6만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업체가 이른 시일 내에 정산받지 못할 경우 그 여파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클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제도적 한계만 언급할 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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