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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공급차단 우려해 주요 원자재 비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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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공급차단 우려해 주요 원자재 비축 확대"
적대적 트럼프 재집권시 무역전쟁 재발 대비 관측
원유·가스·곡물 등↑…"대만봉쇄 뒤 장기간 버틸 채비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은밀히 주요 원자재를 비축하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는 과거 재임 기간 대중 '관세 폭탄' 등 중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한 트럼트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중국에 대한 원자재 공급망을 옥죌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곡물과 천연가스, 원유 등 중국의 각종 원자재 수입은 물량 기준 16% 급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5개월간 6% 늘었다. 그러나 중국이 많은 원자재의 재고 통계 발표를 중단해 세부 규모는 추정에 의존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2020년 이후 중국의 원유 저장 용량은 17억 배럴에서 20억 배럴로 커졌으며 2022년 이후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인 보르텍사(Vortexa)가 추정했다.
가스 저장 동굴의 용량은 2020년 150억㎥로 10년 사이에 6배 늘었으며 내년까지 550억㎥로 더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해안에 12개가량의 액화가스 저장 탱크도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저장 시설에 원유와 가스를 채우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주요 곡물의 현재 재배가 끝나면 전 세계 밀과 옥수수 비축량 가운데 중국 비중이 각각 51%, 67%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8년보다 5~10%포인트 높은 수치다.
중국의 최대 수입 농산물인 콩의 재고량은 2018년 이후 두배로 늘어난 3천900만t으로, 올해 재배 기간 이후에는 4천2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 리베룸은 중국의 구리, 니켈 등 여러 금속의 재고가 연간 수요의 최소 35%에서 최대 133%를 충당할 정도로 충분한 것으로 추정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라피단 에너지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재고는 올해 초 이후 하루평균 90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원유 재고는 13억 배럴에 육박하는 데 이는 115일 치 수입 물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 부진 등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어려움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중국의 이같은 수입과 재고 확대는 내수 수요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원자재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예상되는 지정학적 위협에 대비하려는 뜻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은 코발트의 97%, 보크사이트의 70%를 수입으로 조달한다. 코발트와 보크사이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중국에는 석탄이 많이 매장돼 있지만 다른 연료는 부족해 원유의 70%, 천연가스의 40%를 수입한다.
중국은 4억마리의 돼지 사료로 쓰는 연간 1억2천500만t의 대두 가운데 85%를 수입한다. 커피와 팜유, 일부 유제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이런 중국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2018년 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미국산 콩에 보복 관세를 물리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면서 주요 원자재의 전략적 비축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도 중국의 원자재 비축 확대를 자극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재천명하며 중국산 자동차에 100~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다시 표출하고 있다.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다시 늘어난 미국의 대중 식량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관측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호주와 칠레 등 중국에 주요 금속을 수출하는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주요 해로에서 수입 제품을 운송하는 중국 선박의 운항 차단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국은 중국의 원자재 비축 확대가 대만 봉쇄 시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미·중 분쟁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물자를 확보하는 차원이 아닌지도 주시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전직 분석가 가브리엘 콜린스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원자재 비축을) 비교해보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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