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가능 프리미엄 전기차' 앞세워 韓시장 공략…특별 프로모션까지
유럽 '베스트셀링카' 입지 한국으로…캐즘속 현대차그룹·테슬라 등과 경쟁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폭스바겐의 주력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가 한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ID.4는 폭스바겐이 견고한 주행감과 뛰어난 안전·편의사양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ID.4를 '접근가능한 프리미엄 전기차'라고 부르고 있다.
실제 ID.4는 유럽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24일 글로벌 자동차산업 리서치 기관 '자토'(JATO)에 따르면 ID.4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8만5천88대 판매됐다.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가운데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시장에서 ID.4 판매량은 586대로 집계됐다. 판매량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작년 상반기(108대)와 비교해 442%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국내 수입 전기차(테슬라 제외) 시장에서 ID.4의 판매 순위는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상반기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3월 한 달간 351대 팔리며 유럽 주요 브랜드 승용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ID.4는 지난 2022년 9월 국내에 처음 출시됐다.
올해 5월 중순 잠시 출고가 중단됐으나, 최근 출고를 개시한 폭스바겐코리아는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 파격적인 국내 프로모션을 내걸며 판매 확대에 나섰다.
특별 할인 적용 시 권장소비자가격 5천만원 후반대의 ID.4 실제 구입가는 서울 기준 보조금 최대 적용 시 3천만원대까지 낮아진다. 보조금 혜택이 더 큰 지방에서는 구입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캐즘 극복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대중화'를 내세워 입문형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기아는 야심작 EV3를 내세워 보급형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고, 현대차는 경형 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앞세워 고객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테슬라도 대대적인 가격 할인을 내놓으며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모델인 테슬라 모델Y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395.4% 폭증한 총 1만41대가 팔리며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
이런 경쟁에서 폭스바겐은 ID.4가 한국 보조금 정책 혜택, 유럽에서 검증된 전기차, 탁월한 주행 질감과 승차감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국내 '가성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과 테슬라와 함께 폭스바겐이 각축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라며 "국내서도 전기차 시장의 선도자 이미지 구축을 위한 과감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파격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폭스바겐과 한국 현대차그룹, 미국 테슬라가 3파전을 벌인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캐즘 극복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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