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압박 바이든 가족·참모 '출구전략' 논의…선대위는 "완주"
바이든 선대위원장 방송 출연해 출마 의사 재확인…"내주 유세 재개"
AP·NORC 여론조사…민주 지지층 10명 중 6명 "해리스 후보 잘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취를 놓고 숙고하는 가운데 가족들과 참모진도 사퇴 가능성에 대비한 구체적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 NBC 방송은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이 그의 사퇴를 전제한 계획 마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논의의 초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어떻게 그가 원하는 시기와 방식을 취해야 할지에 초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권에선 그간 바이든 대통령이 주변의 사퇴 압박에도 완주 의사를 거듭 피력한 배경의 하나로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차남 헌터 바이든 등 가족들의 의지를 거론해 왔다.
마지막까지 그의 완주를 지지해 온 가족들마저 '출구 전략' 검토에 들어가기 시작했다면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결단이 임박했다는 사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지를 한 풀 꺾은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참모들의 사퇴 준비 역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결단할 경우 최적의 발표 시점을 포함한 세부 사항들로 논의를 진전시키는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젠 오말리 딜론 바이든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MSNBC '모닝 조'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오말리 딜론 위원장은 "대통령 스스로 여러 차례 언급했듯 그는 이기기 위해 출마했으며 그는 우리의 후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레이스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내주 유세 일정을 재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바이든 선거캠프도 이날 '대체 후보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밝힌 메모를 공개하기도 했다.
선거캠프의 댄 캐니언 경합주 담당국장은 메모에서 "그(바이든)는 대통령 후보 지명내정자이고, 대체 지명자에 대한 계획은 없다"면서 "수주 후에 조 바이든은 공식적인 지명자가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원 모임인 '횃불을 넘겨라'는 이날부터 수도인 워싱턴DC와 바이든 대통령이 머무는 델라웨어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방송광고를 시작했다.
광고에서는 몇몇 지지자들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 2020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한 것에 감사하며 "당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올 수 있는" 대선 후보 지명자를 위해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 참패 이후 당내의 가중하는 사퇴 압박에 시달려 왔다.
특히 지난 주말을 전후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의 최고 지도부가 나란히 사퇴의 불가피성을 전달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하차 결심이 가까와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사퇴 발표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낳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델라웨어 사저에서 자가 격리중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후보 자리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계할 것으로 보고 그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15일 미국의 성인 1천2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6명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전체 응답자로 확대하면 응답자의 10명 중 3명만이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평가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일부 민주당 핵심 후원자 가운데 일부는 해리스 부통령을 위한 모금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여성 기부자들을 중심으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서약이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한 여성 정치 단체는 해리스 캠페인에 대한 조기 기부금 확보를 위한 활동에 착수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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