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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中전기차 관세폭탄 전선 균열…中, 틈 파고들며 '채찍-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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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中전기차 관세폭탄 전선 균열…中, 틈 파고들며 '채찍-당근'
佛·伊·스페인 등 12개국 찬성, 獨 포함 11개국 기권, 헝가리 등 4개국 반대
찬성국 대상 코냑·돈육 반덤핑 조사…헝가리에선 전기차 등 생산 증대 '선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임시 '관세 폭탄' 조처에 27개 회원국이 심각한 균열 양상을 보이자, 그 틈을 파고들어 중국이 5년간 확정 관세 부과 저지에 나서 주목된다.
1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최소 넉 달간 최저 27.4%에서 최고 47.6%로 인상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12개 회원국이 찬성, 4개국이 반대, 11개국이 기권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당국의 불공정 보조금을 이유로 EU 집행위가 단행한 중국산 전기차 잠정 상계관세 부과 조처에 27개 회원국이 지난 16일 0시까지 서면으로 찬반 의견을 통보한 결과다.
'권고 투표'(advisory vote)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일종의 예비 투표이기는 하지만, 오는 11월부터 5년간의 확정 관세로 전환할지에 대한 27개 회원국의 '10월께 의결 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미리 보기' 투표인 셈이다.
우선 명보는 회원국별로 찬반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은 찬성 대열에 섰고, 독일·스웨덴·핀란드는 기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은 EU와의 '비판적 연대' 차원에서 기권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BMW 등이 있는 독일의 경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독일의 기권은 사실상 반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전기차 관세 폭탄 찬성으로 인한 중국의 무역 보복을 우려해 기권을 선택한 EU 회원국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보는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부과에 지속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헝가리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헝가리는 현재 EU 순회 의장국이다.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지난달 2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무역 마찰을 해결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기를 원한다"고 밝혀 EU의 관세 폭탄 조처에 반대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친(親) 중국 분위기'에도, 현재로선 관세 폭탄 확정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린다.
확정 관세로 전환되려면 10월 정식 투표에서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해야 하는데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3개국이 EU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3개월 동안 반중 여론이 확산하면 중국에 크게 불리하다.
중국은 10년 전 EU 집행위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잠정 관세를 임시로 부과했으나 주요 회원국들 반대로 5년간의 확정 관세로 가지 않았던 사례를 거울삼아 EU 회원국들을 상대로 압박과 설득을 병행한 '채찍-당근 전략'을 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찬성표를 던진 프랑스에 대해선 지난 1월 5일 프랑스산 코냑을 포함한 수입 브랜디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여기에 프랑스 이외에 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를 겨냥해 돼지고기 제품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EU의 잠정 상계관세 부과 조처가 부당하다고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는 달리 중국은 지난 5월 시진핑 국가주석도 방문한 바 있는 '친중 주도' EU 회원국 헝가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17년부터 헝가리에서 공장을 운영해온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는 2026년 이전에 가동 예정인 헝가리 신규 제조공장에서 전기차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산하 대외개방연구소의 자오융성 연구원은 "EU 회원국들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적인 확정 관세 부과 차단에 성공하려면 도전이 적지 않다"면서 "당국은 EU 등과 대화를 지속하고 전기차 기업들도 로비를 강화하면서 다른 유망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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