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럼프 승리시 무역 역풍에 대비…최악의 시나리오 각오"
中전문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알기에 트럼프 재집권 더 두려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시 관세 인상 등 무역 역풍에 대비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2018년 대중 무역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강경 매파 J.D. 밴스 상원의원이 집권할 경우에 대비해 "중국 정부와 민간 분야가 미국과의 장기 무역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거의 각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의 천펑잉 연구원은 "또 다른 무역 전쟁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천 연구원은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점차 적응해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공급망 이전을 통해 관세를 소화해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집권 당시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25%의 관세 부과 이후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SCMP는 "2018년 관세 인상의 첫번째 파도에 따른 초기 패닉 이후 중국은 중동, 중앙아시아 같은 신흥 시장을 두드리며 자국의 글로벌 무역 패턴을 재편했고 동시에 내수 중심으로 자국 경제의 방향을 바꾸려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이코노미스트 닉 마로는 트럼프 재집권시 그가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한가지 방법은 중국의 미국과의 영구적 정상 무역 관계 지위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첫번째 임기 때 플레이북은 자신과 행정부 권위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미중 무역과 외교 관계를 그가 얼마나 흔들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과 매우 관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재집권은 더 두렵다. 왜냐하면 그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특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잘 알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트럼프는 재집권 시 전세계 상품에 대해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물리는 것은 물론, 중국산에는 60%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는 등 대중 강경정책을 예고해왔다.
SCMP는 "다만 중국 제품에 대한 그런 높은 관세의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며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율이 또다시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로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미국 제조업자는 글로벌 경쟁력이 없고 중국을 포함해 해외에서 공급되는 중요한 중간재와 자본재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모든 중국 제품에 60%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이는 미중 관계의 완전한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으면 중국은 여전히 양자 관계에 신경을 쓸 것이다. 그러나 무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되고 상호 의존이 전혀 없어지면 중국은 미국을 더이상 신경 쓰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트럼프에게도 가장 불안정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뤼 연구원은 그러면서 실용적 측면이 있는 트럼프 보다, 중국과 완전한 디커플링을 요구하는 이가 많아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공화당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짚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딩솽은 트럼프가 재선되면 60%의 관세를 발표할 수 있겠으나 그러한 입장은 중국과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많은 중국 제조업자는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할 것이라 추정한다"며 "생산 역량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계속되거나 심지어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내수 진작을 통해 경제의 균형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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