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새 총리에 '친중' 성향 올리 전 총리…행정수반만 4번째
中 추진 일대일로 사업 적극 동참…인도와는 국경 갈등 빚기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최근 의회 신임을 얻지 못한 푸슈파 카말 다할 네팔 총리가 물러난 가운데 K.P. 샤르마 올리(72) 전 총리가 신임 총리직을 맡게 됐다.
15일(현지시간) 카트만두 포스트 등 네팔 언론에 따르면 람 찬드라 파우델 네팔 대통령은 전날 저녁 올리 전 총리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 올리는 이날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다.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을 이끄는 그는 지금까지 3차례 총리직을 수행한 바 있다.
1952년 네팔 테르하툼 지역에서 태어난 올리는 10대 시절 공산주의에 빠졌고 21세이던 1973년 국왕 전복 운동 혐의로 체포돼 14년간 옥살이를 했다. 1987년 석방된 뒤 CPN-UML에 입당했고 이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오랜 정치 활동 끝에 2015년 처음 총리가 됐지만 1년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7년 12월 총선에서 승리한 뒤에는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과 연정을 통해 총리에 다시 올랐다. 당시 두 당은 총리 임기 5년을 절반씩 나눠서 수행하기로 했지만 이후 갈등을 겪었고 2021년 5월 의회 신임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물러났다.
하지만 이후 다른 당이 연정을 구성하지 못해 3일 만에 총리로 재지명됐고, 의회 해산 등 혼란 속에 대법원이 나서면서 2개월 만인 7월 다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22년 11월 총선을 통해 CPN-MC를 이끄는 다할이 총리에 올랐지만, 갈등은 계속됐고 지난 12일 의회가 다할 총리를 불신임하면서 올리가 4번째 총리직을 맡게 됐다.
인도와 중국 사이에 껴있는 네팔 정치인은 주로 친인도계와 친중국계로 나뉘는데 올리 신임 총리는 친중국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과거 총리 재임 시절 네팔과 가장 큰 교역·교통 대상인 인도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고 중국과 네팔을 철도로 연결하는 통행 협정도 체결했다.
반면 인도와는 갈등을 빚었다. 2020년 인도와 국경 분쟁 지역을 네팔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지지하면서 인도와 관계가 악화했고 특히 힌두교 신 람이 네팔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면서 큰 논란을 낳았다.
AP통신은 올리 신임 총리의 가장 큰 과제가 네팔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거대 이웃 국가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짚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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