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이번에도 'AR-15 소총'…美 총기난사사건 단골 흉기
'21명 사망' 유밸디 초교 총격·'18명 사망' 메인주 총기 난사 등에 쓰여
"트럼프 총격범, 6개월전 부친이 구입한 무기 사용"…규제론 재점화할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의 암살미수 용의자로 지목된 토머스 매슈 크룩스(20)가 이번 범행에 AR-15 계열 소총을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총기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수사당국은 암살 시도 현장에서 AR-15 계열 반자동 소총을 회수했다고 AP통신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잇따라 보도했다.
AP는 14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을 맡은 수사관을 인용, "이 무기는 적어도 6개월 전에 총격범의 아버지가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NRA)에서 '미국의 소총'이라고 지칭하는 AR-15 소총은 말 그대로 미국에서 보편화한 무기 중 하나다.
AR-15는 군대를 다녀온 한국 군필자들에게도 친숙한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이다. M-16은 AK-47 같은 칼라시니코프 계열 총기와 더불어 전 세계 양대 소총으로 불린다.
이 무기는 총기업체 아말라이트(Armalite)가 개발했다. 총기명의 AR은 아말라이트의 약자다.
민간용인 AR-15 소총은 전투 소총보다 휴대하기 편한 데다 적은 반동으로 미국 내에서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AP는 AR-15 계열 소총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조준경을 비롯해 여러 액세서리로 '맞춤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치명적인 사격을 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도 당한 'AR-15 소총'…미 총기난사사건 단골 무기 / 연합뉴스 (Yonhapnews)
이 때문에 이 무기는 대량 인명피해를 낸 미국 총기 사건에 단골 흉기로 등장한다.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내 공격(28명 사망), 2022년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21명 사망), 지난해 메인주 루이스턴 총격(18명 사망)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유대인 혐오범죄로 꼽히는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기 난사(11명 사망)와, 2022년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도시의 퍼레이드 행사장 총격(7명 사망), 지난해 독립기념일 전날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무차별 총격(5명 사망) 등 때에도 범인들은 이 소총을 손에 들고 있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2012∼2022년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주요 총기 난사 17건 가운데 10건에 AR-15 계열 소총이 쓰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워싱턴(서부), 캘리포니아, 뉴욕, 코네티컷, 뉴저지,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일리노이, 델라웨어 등 미국 9개 주는 AR-15 계열 소총과 기타 반자동 무기 판매와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익단체들의 강력한 로비에 총기 규제 입법은 더딘 편이다.
특히 전미총기협회는 대선 후보 캠프에 적지 않은 재정 지원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그간 총기 소지에 우호적 입장을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총기의 공격을 받은 상황이어서, 돌격 소총 판매 등 총기 규제 필요성에 대한 공화당 입장 등 대선 국면에서 또 다른 논쟁거리가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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