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국 대혼란…'지구촌 축제' 올림픽에 불똥 튀나
총리·내무장관 교체 혼란기에 범죄·테러 등 우려
국제행사 지렛대 삼아 상여금 요구하는 노동계도 골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프랑스 정국의 혼란 때문에 파리 올림픽이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성향 범여권은 지난 7일(현지시간) 조기총선 결선투표에서 2위로 밀렸다.
이는 국민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다수당 지위를 잃은 만큼 내치를 담당하는 총리직을 '반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제1당으로 도약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 NFP,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서로 제휴를 기피해 연립정부 구성 문제를 놓고 험로가 예상된다.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누가 대회를 치러낼지 불확실한 형국이 온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혼란을 막기 위해 가브리엘 아탈 총리의 사표를 반려하고 당분간 직무를 계속하도록 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승리한 NFP는 이미 총리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프랑스 정부가 언제 어떻게 구성될지, 아탈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올림픽 기간에도 과도기 행정기능을 수행할지 불투명하다.
특히 올림픽의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의 거취는 특별한 주목을 받는다.
프랑슈콩대 대학에서 역사와 체육을 연구하는 폴 디치 교수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내무장관은 가장 중요한 위치"라며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걱정하는 것들은 비행, 범죄, 테러, 교통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대회가 잘 준비됐다며 좌파연합이나 극우가 정부를 구성하면 즉각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 통신은 의회 정권교체의 혼란만큼이나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우려를 더하는 사안으로 노동계의 움직임도 우려했다.
파리의 두 주요 공항 운영사인 ADP에서 직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들은 올림픽 기간 특별 상여금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 공항은 올림픽을 찾는 외국인들의 주요 입국로로, 출전선수를 포함한 최대 35만명과 대회에 필요한 장비가 드나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노동자들이 파업 개시일로 예고한 이달 17일은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이 입국해 파리 북부에 있는 선수촌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프랑스에서는 1998년에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을 하루 앞두고 여객기 조종사, 택시 운전사 등이 파업에 들어간 적이 있다.
올해 프랑스에서는 경찰, 항공기 관제사, 환경미화원, 중앙정부 공무원, 전철 운전사, 소방관까지 올림픽을 지렛대로 삼아 수당을 요구해왔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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