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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분쟁 재점화…경영권 교착상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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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분쟁 재점화…경영권 교착상태 이어지나
모녀·신동국 "전문경영인 체제" 언급에도 지주사 대표 교체 쉽지않아
임종윤 한미약품 대표 선임·경영 구상 실현도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김현수 기자 =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면서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회장 및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연합'과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 사이에 그룹 경영권을 놓고 교착 상태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은 송 회장과 신 회장 등 의결권 공동 행사를 약속한 3인 연합이 과반에 근접하게 확보했지만,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승리하며 이사회는 형제 측이 자신들을 포함해 9명 중 과반인 5명의 이사를 확보했고 대표이사에도 차남 임종훈이 선임됐다.
양측이 현재로서는 일방의 우위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신임 이사들의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3인 연합이 한미약품그룹 경영 체제를 완전히 재편하려면 형제측 이사를 설득하거나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해야만 한다.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정원은 10명으로, 3인 연합이 추가로 이사를 선임하더라도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사회 구도는 5:5가 돼 대표이사 변경 등 주요 결정을 한쪽에서 단독으로 내릴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이사 해임은 상법상 주총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가 필요한데, 현재 3인 연합의 특별관계자 지분은 48.19%로, 6.04%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이에는 미치지 못해 소액 주주 등 추가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임종윤·종훈 형제 측 특별관계자 지분은 29.07%다.

◇ 3인 연합 "전문 경영인 체제로"…형제 측, 신 회장 접촉하며 신중 태도
이런 가운데 3인 연합은 한미약품그룹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일 송 회장 모녀와 신 회장 사이 지분 이전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체결 사실을 공개하며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오너 중심 경영 체제를 쇄신하고, 현장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창업자 가족인 대주주가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하며, 대주주와 경영인이 상호 보완해 기업을 이끄는 구도를 제시하며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소개했다.
송 회장은 이날 별도 입장문에서는 자신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한미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새 체제 구축에 있어 신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형제 측은 이 같은 상황 전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3일 송 회장과 신 회장의 계약이 발표되자 "단순 지분 매매일 뿐 경영권과는 관계없다"며 "경영권 분쟁 의혹 최초 유포자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섰지만, 이날 송 회장의 입장 발표에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사옥으로 출근했지만, 경영권 상황과 관련한 연합뉴스의 질문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형제 측은 이번 상황의 핵심에 있는 신동국 회장과 전화하는 등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간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 임종윤 '1조 투자유치·한국의 론자' 구상도 난항



이런 가운데, 형제 측이 지난 3월 주총에서 승리하며 내세웠던 1조원 투자 유치와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 등 사업 구상도 예상대로 진척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형제 측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임종윤 이사가 그룹 내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 대표를, 임종훈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각각 맡으며 1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해 바이오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바이오의약품 수탁 제조개발(CDO), 임상수탁(CRO) 등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한국의 론자(스위스의 세계적 제약사)가 되겠다"는 미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임종윤 이사는 지난달에는 1조원 투자 유치 계획과 관련해 글로벌 컨설팅사 2곳과 그룹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임종윤 이사는 이 같은 구상을 진척시키기 위한 바탕이 되는 한미약품 대표이사에 아직 취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한미약품 임시주총 이후 이사들 간 일정조율을 이유로 곧바로 이사회가 열리지 못한 상황에서 임 이사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겠다고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같은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 한미약품은 경영권 분쟁 이전 송영숙 회장 체제에서 선임된 이사가 6명으로 형제 측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새로 선임된 이사 4명보다 많은 데다, 형제 측 이사 가운데 한명이었던 신동국 회장이 송 회장 모녀와 연합하면서 이사회 내 형제 측 우호 인사가 10명 중 3명에 그치게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1조 투자 유치 계획에 대해서는 해외 투자사로의 지분 매각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난 경영권 분쟁 당시 강하게 피력했으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등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등 비판적 시각을 보여왔다.
이에 더해, 최근 임종윤 이사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 코리그룹과 북경한미약품간 부당내부거래 의혹이 언론에 제기되자, 박재현 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곧바로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한 것도 임종윤 이사의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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