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내주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건강 리스크' 시험대
"잘해야 본전"…일거수일투족에 국내외 관심 집중될 듯
우크라 가입·추가지원 등 논의에 자칫 찬물 끼얹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TV 토론 참패로 불거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 논란이 내주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서도 그를 따라다닐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미국 정가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토론 이후 처음 열리는 정상회의인 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국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오는 9∼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일종의 평가의 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참패는 전 세계 외교관들에게도 충격이었다.
그 때문에 동맹국들이 바이든 대통령 면전에서 토론 참패 상황을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그의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든 이와 관련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 전직 미국 고위 외교관은 CNN에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회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건강해 보이는지 등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팀도 활기차게 보이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직 외교관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반드시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물론, 나토 정상회의는 수개월간 준비 끝에 계획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큰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토론 참패의 충격이 큰 탓에 잘해봐야 본전이라는 점이다.
한 유럽 외교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는 잘하더라도 토론 성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의심을 지우지는 못할 것이며, 또다시 잘 못한다면 위기 상황에 기름을 붓게 되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특히 나토 회원국들은 동맹에 비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도 짚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미 영국과 프랑스의 정치 지형 변화도 맞닥뜨리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상회의를 며칠 앞둔 시점에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키어 스타머 총리가 새로 취임했고, 프랑스는 극우당이 차기 총리를 배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토의 미래에 위협이 될 것이 뻔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마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나토 탈퇴와 방위비 증액 압박 등으로 동맹국들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으며 최근 선거 유세 때도 이런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는 방위비를 충분히 분담하지 않는 동맹국에 대해선 러시아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한 나토 외교관은 바이든에 관한 관심을 '양날의 검'으로 표현했다.
이번 정상회의가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만큼 높은 관심이 득이 될 수도 있지만, 모든 관심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쏠려 정작 중요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의 회원 가입과 추가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될 예정이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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