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라 망친 사람에 대승…바이든, 후보 물러나지 않을것"
버지니아서 옥외 유세…"바보 같은 조가 민주 어느 후보보다 인기 높아"
대법원, 1·6사태 '과잉기소' 판결에 "부당 기소 수백명 즉시 풀려나야"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승리를 자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전방위로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토론 다음날인 이날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가진 유세에서 "우리는 어제 나라를 망친 사람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며 "바보 같은 조 바이든은 한 주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를 위해 사용했는데, 너무나도 열심히 공부한 나머지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고 조롱했다.
그는 이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거론하며 "바이든은 그들을 한 번도 압도하지 못했다"면서 "그는 국제적 망신이고, 세계의 지도자들은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우리에게 똑똑한 대통령이 있으면 미국의 적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내 재임 시절 수천억달러를 지불했다. 그들이 우리를 존경했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선 "나토를 위해 우리가 왜 거의 100% 돈을 지불해야 하느냐"며 "그들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냐'고 물었을 때 나는 당신들이 돈을 내지 않는 이상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방위비 분담 문제를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바이든 대통령 퇴진론'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어젯밤 토론을 보고 바이든이 물러나야 된다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그들이 언급하는 어느 민주당 후보보다 여론 지지율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개빈 뉴섬(캘리포니아 주지사)은 주지사로도 출마하기 어려운 인물이고, 카멀라 해리스(부통령)는 아예 논외 인사"라며 "미셸 오바마도 거론하는데 그녀 역시 여론조사가 끔찍하다. 바보 같은 조가 제일 인기 있다"고 조소했다.
이어 "문제는 바이든 개인의 쇠퇴가 아니라 그의 정책 실패"라며 "11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바이든에게 해고를 외치고, 당신은 최악의 대통령이었다고 내몰 것이다. 바이든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를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의제인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하며 "세계는 조금씩 더워지고 있다. 그의 보조금으로 아름다운 미국 전역이 풍력 발전기로 뒤덮이고 있다"면서 "내가 승리하면 석유 시추를 3배로 늘리고, 전기차 의무 정책을 취소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포함한 현 정부 핵심 정책 폐기를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예 "바이드노믹스를 버리고 '마가노믹스'(트럼프 선거구호 MAGA와 경제학을 뜻하는 Economics의 합성어)로 대체할 것"이라고도 단언했다.
국경 문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는 "내가 고쳐놓은 국경을 그는 완전히 망쳐놓았다"며 "베네수엘라의 범죄자들이 미국으로 몰려와 베네수엘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됐다"며 수위를 넘어서는 '과장'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또 "바이든이 미국에 들여놓은 이슬람 급진 테러리스트의 마지막 한명을 찾아 체포해 즉시 쫓아낼 때까지 우리는 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방 대법원이 1·6 의회폭동 사태와 관련해 법무부가 일부 폭도에 대해 '과잉 기소'를 했다고 판결한 데 대해서는 "대법원이 1월 평화시위를 한 수백명의 미국인들을 부당하게 기소했다고 판결했다"며 "그들은 즉시 풀려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TV토론을 주관한 CNN 방송을 향해선 이례적으로 만족을 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을 포함한 대부분 주류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제 그들은 매우 공정했다"며 "그들은 수년간 나를 부당하게 대해 왔지만, 어제는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CNN은 매우 공정했다"고 평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