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창어 6호 달 샘플 연구하려면 자체 장벽부터 없애야"
美, '中우주굴기' 저지하려 2011년 NASA와 中 협력 금지 '울프 수정안' 명문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은 27일 자국 우주탐사선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 6호'가 채취해온 달 샘플 연구에 미국이 참여하려면 스스로 만든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어 6호가 가져온 달 샘플 연구에 전 세계 과학자들의 참여 신청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CNSA는 그러나 미국 과학자들이 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설정한 장벽인 '울프 수정안'(Wolf Amendment)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의회는 중국의 '우주 굴기'를 저지하고자 2011년 미 항공우주국(NASA) 등 미국 정부 기관이 우주 활동에서 중국과 협력하는 것을 일절 금지하는 '울프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볜즈강 CNSA 부주임은 "중국은 언제나 우주 분야에서 미국과의 교류, 협력에 열려 있다"며 "그러나 현재의 어려움은 주로 울프 수정안 같은 미국 국내 입법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과학자들은 창어 6호가 수집해온 달 샘플을 조사할 가망이 있다"며 "미국 측이 진정으로 양국 간 협력을 촉진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볜 부주임은 울프 수정안이 중국 발전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고 반대로 미국에 장애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달 탐사 임무를 통해 얻은 자료를 활용해 과학자들이 지금껏 1천900편 이상의 논문을 발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달 샘플과 자료를 포함해 과학 연구에서 자국과 외국 과학자들의 협력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 모든 국가의 과학자들이 CNSA의 절차에 따라 연구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한 창어 6호는 53일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지난 25일 지구로 복귀했다.
궤도선·착륙선·상승선·재진입모듈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 창어 6호는 달 뒷면 토양·암석 등 2㎏의 샘플 채취를 목표로 지난달 3일 발사된 뒤 약 한 달 만인 이달 2일 목표 지점인 달 뒷면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했다.
창어 6호는 2∼3일 해당 분지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밀봉했고 달 뒷면을 촬영하는 등 표면 탐사에 나섰다.
창어 6호가 가져온 달 뒷면 토양·암석 샘플은 과학자들이 달의 기원·구조를 파악하는 연구 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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