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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개 계열사 거느린 SK그룹, 비대한 조직 군살빼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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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개 계열사 거느린 SK그룹, 비대한 조직 군살빼기 불가피
계열사 수 삼성의 3배 이상…"뭐하는지 모르는 회사 너무 많아"
M&A로 성장하면서 계열사도 급증…저수익·중복 사업 합병·매각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SK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선 배경에는 계열사가 219개까지 불어나면서 조직이 비대해지고 비효율이 심해진 현상이 있다.
방만한 투자에 따른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SK그룹은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섰다.

◇ 계열사 SK 219개…삼성 63개, 현대차 70개, LG 60개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4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보면 SK그룹의 계열사는 219개로, 올해 처음 200개를 돌파했다.
계열사 수는 2014년 80개에서 2018년에 101개로 처음 100개를 넘어선 후 2020년 125개, 2024년 219개로 10년 새 3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또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88개 대기업 집단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많다.
다른 자산 상위 10대 그룹의 계열사 수는 ▲ 삼성 63개 ▲ 현대차 70개 ▲ LG 60개 ▲ 포스코 47개 ▲ 롯데 96개 ▲ 한화 108개 ▲ HD현대 29개 ▲ GS 99개 ▲ 농협 54개 등으로 모두 SK그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2위 카카오(128개)보다도 100개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그간 그룹 안팎에서는 "이름만 들어서는 뭐 하는 회사인지 알 수 없는 회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SK그룹 계열사가 유독 많은 것은 SK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하며 가파르게 세를 불려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K에코플랜트는 건설에서 환경·에너지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2021년 소각업체 대원그린에너지(현 리뉴원)를 인수했다.
이후 사업 구조 재편을 거쳐 현재 리뉴원 종속기업으로 리뉴에너지대원, 리뉴에너지그린, 리뉴에너지전남, 리뉴에너지충남, 리뉴에너지새한, 리뉴에너지메트로, 리뉴랜드청주, 리뉴콘대원, 리뉴로지스 등이 있다.
SK그룹이 투자사 기능을 강화한 영향도 크다. 2021년 출범한 그룹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는 23개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3개 가운데 지난해 18개 회사가 적자를 냈으며, SK스퀘어의 연간 영업손실은 2조3천397억원에 달했다.
SK스퀘어의 주요 연결 대상 종속기업으로는 11번가, SK플래닛, 드림어스컴퍼니, 원스토어, FSK L&S, 인크로스, 티맵모빌리티 등이 있다.

◇ SK이노-SK E&S 합병안 등 거론
이번 SK그룹 리밸런싱을 진두지휘하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계열사 숫자가 너무 많다.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219개 계열사 중 수익성이 없거나 사업이 겹치면 서로 합병하거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복 사업의 경우 1등과 4등 회사, 또는 2등과 3등 회사를 합치거나 수익성이 좋은 회사와 다소 부진한 회사를 합쳐 시너지를 꾀하는 식이다.
그러나 SK에코플랜트 사례처럼 사업 확장 과정에서 인수한 기업에 딸려 온 자회사가 많아서 계열사를 줄이기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그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우선 작년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로 분산된 투자 기능을 SK㈜로 모두 이관해 조직 슬림화 및 효율화를 향한 신호탄을 쐈다.

최근에는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을 살리기 위해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알짜 계열사 SK E&S를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부터 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자산 총액 약 106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또 SK온과 SK엔무브 합병, SK온과 SK E&S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등도 포트폴리오 조정안으로 언급된 바 있다.
SKC 자회사 SK엔펄스와 ISC가 합병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SKC 측이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합병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도 활발하다.
SK㈜는 최근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를 처분하는 풋옵션을 행사해 매각 협상을 마무리 중이며, 베트남 빈그룹과도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에 투자한 지분 매각으로 SK그룹은 1조원 이상을 확보할 전망이다.
SK㈜는 초저온 콜드체인 물류회사인 한국초저온 지분 21%도 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SK네트웍스는 기업 혁신 재원을 마련하고자 자회사 SK렌터카의 지분 100%를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천2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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