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력난 베트남에 푸틴 방문 계기로 원전 수출 추진
베트남, 무더위에 전력소비 역대 최대…2016년 원전 도입 중단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베트남이 폭염에 전력 소비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전력난을 우려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원전 도입을 중단한 베트남 정부가 재도입을 검토할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의 발전량과 소비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국영 전력기업 EVN이 밝혔다.
지난 14일 기준 베트남 전국의 전력 소비량은 10억3천만kWh(킬로와트시)로 종전 기록인 지난 5월 29일의 시간당 10억900만kWh를 웃돌았다.
또 지난 19일 기준 전국 발전량도 49.53GW(기가와트)로 종전 최대치인 지난 4월 27일의 47.67GW를 넘어섰다.
EVN은 "특히 북부·중부 지방의 극심한 무더위로 인해 6월 중순 전력 소비량이 늘어났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에어컨 온도를 26도 미만으로 설정하는 등 절전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5∼6월 북부를 중심으로 정전·제한 송전 등 전력 부족 사태를 겪었다.
따라서 올해는 석탄 화력 발전량을 늘리고 기업들에 전력 소비 감축을 주문하는 등 전력난을 피하려 애쓰고 있다.
박장성 등 베트남 북부 여러 곳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애플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지난 달 베트남 관리들로부터 전력 소비량을 자발적으로 30% 줄이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수행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알렉세이 리카체프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 지도부가 과거 중단했던 원전 건설을 다시 검토하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의 현 지도부는 원전산업이라는 화제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을 나타냈다"면서 "결정이 내려지면 (원전 건설) 협상도 자동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말했다.
리카체프 CEO는 이번 방문 기간 "우리의 에너지 제안을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에게 보고할 기회를 가졌다"면서 로사톰이 수출하는 대형 중·소형 원전과 육상·해상 소형모듈원자로(SMR) 모두를 베트남 측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전 수출 시 상당한 업무를 베트남 기업에 맡기는 심도 있는 현지화 작업도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문에서 양국 합의에 따라 로사톰은 베트남에 핵과학기술센터 건설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10년대 베트남은 전력난을 덜기 위해 2030년까지 총 14기의 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0년 러시아, 일본을 원전 협력 국가로 선택했다.
한국도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때 양국 정상이 '원전 협력'을 명시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원전 수출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6년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응우옌 쑤언 푹 총리 등 새로 들어선 국가 지도부가 막대한 건설비 문제와 안전성 논란을 들어 원전 도입을 중단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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