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美대사 "미중, 남중국해 충돌방지 위해 더 자주 소통"
영국 BBC방송 인터뷰…"中에 미국 대선 개입말라' 경고, 가능성 매우 우려"
"중국기업들, 우크라전 러 지원…中 물러서지 않으면 추가조치"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미국과 중국이 경쟁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에서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더 자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주중 미국대사가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21일(현지시간) 니컬러스 번스 대사가 이번주 초 이뤄진 자사와 인터뷰에서 "남중국해의 긴장으로 미·중이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대만과 필리핀은 물론 미·중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위험한 발화점이 되고 있다.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에서 선박끼리 충돌해 필리핀 선원이 다치는 등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남중국해에서의 동맹국의 권리를 수호하겠다"며 필리핀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번스 대사는 이것이 미·중을 분열시키는 '발화점'(화약고)이 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군사적 소통을 늘리는 데 동의했으며, 이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가장 원치 않는 것은 갈등과 충돌을 야기하는 오해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의사소통을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대한 중국의 개입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번스 대사는 "우리는 중국에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미국은 그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미국 연방수사국(FBI) 관리들은 중국이 미국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온라인에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사이버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중 관계는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 이후 소통이 재개되는 등 다소 긴장이 완화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차기 대선 등으로 인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수많은 중국 기업이 모스크바(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제재했지만, 중국 정부가 물러서지 않는다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경쟁을 하고 있고 중국 역시 관세로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양국 관계에 앞으로 험난할 길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내다봤다.
번스 대사는 국무부 대변인과 주그리스대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와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2021년 말 미국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이듬해 3월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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