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伊 본고장에 EV 생산기지 구축…첫 EV에 K-배터리 탑재
EV·하이브리드차·내연기관차 생산 e-빌딩 준공…연간 생산능력 40% 이상 확대
내년 4분기 첫 EV 공개 목표…구체적 내용은 '미공개'
"SK온 등 여러 업체 배터리셀 장착", "e-빌딩, 최첨단기술·재생에너지 적용"
(마라넬로<이탈리아>=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글로벌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불리는 페라리가 본고장인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전기차(EV) 생산 공장을 구축했다.
페라리 첫 전기차에는 한국 기업의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페라리는 21일(현지시간) 마라넬로에서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와 함께 페라리 최초의 전기차를 생산할 'e-빌딩'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존 엘칸 회장, 피에로 페라리 부회장, 베네데토 비냐 최고경영자(CEO) 등 페라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마리오 쿠치넬라가 페라리팀과 협력해 설계하고 공사 기간 2년이 소요된 새 공장은 총 4만2천500㎡ 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섰다.
공장에는 지능형 디지털 기술을 제조·산업 프로세스에 통합하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기존 시설보다 모든 생산 활동을 더 효과적으로 재구성·재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페라리는 설명했다.
페라리는 이 공장에서 만들어질 첫 전기차 공개 시점을 내년 4분기로 잡았다. 다만 구체적인 차량 모델과 양산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페라리의 전기차 생산 공장 준공은 지난 2022년 발표한 '4개년(2022∼2026년) 전략'과 연계돼 있다.
페라리는 내년에 첫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6년까지 전체 생산 대수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며, 2030년에는 그 비중을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빌딩이 본격 가동되면 페라리의 전체 생산 능력은 40% 이상 늘어난 연간 약 2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라리는 이 공장에서 완성차뿐 아니라 모터, 차축 장치 등 전략적 전기 부품을 제조하고 배터리 팩을 조립한다.
특히 페라리는 한국의 SK온을 포함해 여러 배터리업체의 배터리셀을 전기차에 장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라리 첫 전기차에 'K-배터리'가 탑재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페라리 관계자는 "혁신을 위해 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우리 목표는 배터리 특성과 작동을 깊이 이해해 공급 업체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배터리 성능 관리를 마스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높이 25m인 직사각형 모양의 e-빌딩은 주변 경관, 건물과 조화를 이뤘다. 투명 유리와 반투명 유리가 외관에 적용됐다.
e-빌딩 지붕에 설치된 3천개 이상의 태양광 패널은 1.3㎿(메가와트) 전력을 공급한다.
단일 연료원을 사용해 난방, 냉방, 전력을 동시에 공급하는 '트라이제너레이션' 발전소 가동이 연말 종료되면 이 공장은 내외부 자원의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생산 전 과정에서 에너지와 빗물을 재사용하기 위한 첨단 기술은 물론 작업자 필요에 따라 동작을 조절하는 협업 로봇, 제품·공정의 디지털 복제본을 생성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적용된다.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은 "마라넬로 지역에 대한 투자는 페라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자, 이탈리아 우수성과 조국에 대한 페라리의 헌신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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