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안보수장, 푸틴 대패위기 때 전술핵 사용 가능성 경고
푸틴 잇따른 핵위협…러시아 내 강경파 '미군 때리자' 주장도
나토 "징후 없다"…실제 전술핵 쓴다면 위성포착도 어려울듯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우크라이나 안보 수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올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이같이 밝혔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트비넨코 서기는 "러시아가 대패할 위기에 처한다면 그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동안에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했고, 전략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작다고 내다봤다.
전술 핵무기는 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사거리나 위력 면에서 전략 핵무기와는 차이가 있다.
전략 핵무기 사용은 3차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핵무기가 사용된다면 전술 핵무기일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러시아는 실제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위협을 자주 가해왔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남부지역에서 전술 핵무기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러시아 내 강경파들도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이고르 코로첸코가 최근 국영 TV에서 러시아가 미국 선박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코로첸코는 쿠바에서 훈련에 나선 러시아 군함을 거론하며 "이번 임무는 미국 항공모함전단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만약 공격이 이뤄진다면 효율성과 속도, 신뢰도가 가장 높은 특수무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영 TV 진행자 에브게니 포포프는 이 발언에 대해 "특수 무기는 핵무기를 말하는 것"이라고 맞장구쳤고, 코로첸코도 이에 대해 "치르콘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은 것"이라고 맞받았다.
러시아 군함은 지난 12일부터 쿠바 아바나 항에 '비공식' 입항해 타격 훈련 등을 해왔다.
다만 쿠바군은 핵무기를 탑재한 선박은 없다고 밝혔고, 미국도 핵무기를 실은 선박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올렉산드라 우스티노바 야당 의원은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리트비넨코의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우스티노바 의원은 "푸틴이 미쳤는지는 몰라도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그 부하들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해 모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핵무기 사용은 그들의 부와 권력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전술 핵탄두는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하고 있는 재래식 무기를 통해서도 발사될 수 있는 만큼 러시아가 실제로 사용을 계획하고 있다면 첨단 위성 기술로도 파악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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