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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종부세 감세' 보조 맞춘 최상목…수치 각론엔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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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종부세 감세' 보조 맞춘 최상목…수치 각론엔 속도조절
"국정철학 부합하지만 여론 수렴해야…경제사령탑은 부총리"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박원희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실이 불붙인 '상속세·종합부동산세 감세론'에 공감을 표하면서 자산과세 감세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부자감세 논란, 세수 중립성 등 우려를 의식한 듯 상속세 세율 인하 폭, 종부세 사실상 폐지 여부 등 각론을 두고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향후 상속세·종부세 개편 과정에서 감세 속도와 정책 주도권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당국 간 신경전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성태윤 "상속세율 30% 인하" vs 최상목 "검토안 중 하나"
최 부총리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전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밝힌 상속세·종부세 개편론에 대해 "기본 방향에는 당연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전날 종부세는 일부 초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물리고 상속세율은 최고 30% 수준까지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성 실장이 발언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다양한 검토안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개편 방향은 여론과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서 7월 중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큰 틀에서 '종부세·상속세 부담 완화'에는 동의를 표했지만 '종부세 폐지', '상속세율 30%로 인하' 등 성 실장이 구체적으로 밝힌 세부 내용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 '부자감세' 논란 의식했나…정부, 감세 '수위 조절'
최 부총리가 대통령실의 감세론에 동의하면서도 일단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은 계속되는 '부자 감세 논란'을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달 세제개편안 발표 때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그전까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유도해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최 부총리가 이날 상속세·종부세 개편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전체적 공감대', '여론 수렴' 등을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고소득·자산가의 자산 과세를 줄여주는 정책이 잇따르면서 부자 감세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년째 결손이 유력한 세수와 빠듯한 나라 살림도 당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작년 대기업 영업 부진 영향으로 4월까지 국세 수입은 작년보다 8조원 적은 상태다.
당장 뚜렷한 세수 확충 기반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감세를 추진하면 조세정책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뒤따를 수 있다.
다만 최 부총리가 '감세 개편'이라는 기본 방향에는 동의한 만큼 다음 달 발표될 내년 세제개편 안에는 상속세·종부세 감세안이 모두 담길 것으로 보인다.


◇ 최상목 "경제사령탑은 저…정책실장은 대통령 보좌"
상속세·종부세의 감세 속도·폭 등 각론을 두고 최 부총리와 성 정책실장 간 미묘한 견해차가 드러나면서 향후 감세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 부총리는 대통령실과 정책 당국 간 상속세·종부세 개편을 두고 각론에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체 맥락에서 정책실장이 말한 것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책실장의 의견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제가 알았냐 몰랐냐, 협의됐냐 등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처럼 굵직한 정책 방향이 모두 대통령실을 통해 먼저 발표되면서 불거진 '기재부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경제사령탑은 기획재정부이고 장관은 저"라며 "대외적 의사 결정은 내각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경제수석을 할 때 정책실장 역할을 같이 했지만 제가 사령탑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라며 "정책실장의 역할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oc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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