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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서울·부산 전기요금 달라진다…분산에너지법 시행
부산·충남 싸지고 서울 등 수도권 인상 가능성…내년 도매요금부터 별도 산정
장거리 송전 의존 중앙집중형 체계 보완…데이터센터 등 지방 이전 촉진 기대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지역별 전기요금제 시행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돼 이르면 2026년부터 지역별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이 다르게 매겨질 전망이다.
향후 구체적 제도 설계가 이뤄져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전소가 집중돼 지역 내 전기 소비보다 발전량이 월등히 많은 부산과 충남 등에서는 전기요금이 내려가고,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대거 끌어다 쓰는 서울 등 수도권의 전기요금은 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차등 전기요금제 시행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이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고 13일 밝혔다.
분산에너지법은 장거리 송전망에 바탕한 중앙집중형 전력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가 가능한 '지산지소'(地産地消')형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작년 6월 제정됐다.
법 시행에 맞춰 도입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상 설비용량이 40㎿(메가와트) 이하인 모든 중소형 발전설비와 500㎿ 이하인 집단에너지 발전설비가 분산에너지 발전원으로 규정됐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열과 전기를 함께 생산해 지역에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할 경우 분산에너지 발전원으로 규정될 수 있다.
분산에너지법은 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발전 사업자가 전기 공급 독점 사업자인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전력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예외도 인정한다.
분산에너지법 도입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가시적 변화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다.
분산에너지법 45조는 '국가 균형 발전 등을 위해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 책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전력 사용량이 많은 수도권과 사용량은 적지만 발전소가 밀집돼 환경오염 등 부담을 진 지방이 같은 전기요금제를 적용받는 데 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작년 지역별 전력 자급률은 대전이 2.9%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이어 광주(2.9%), 서울(8.9%), 충북(9.4%) 등 순이었다.
반면 부산(216.7%), 충남(214.5%), 인천(212.8%), 경북(201.4%), 강원(195.5%), 전남(171.3%), 경남(136.7%), 울산(102.2%) 등의 자급률은 100%를 상회했다.
분산에너지법이 도입됐다고 당장 지역별 요금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열린 에너지위원회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지역별로 송전 비용 등 원가 요인을 반영해 전기 도매요금 성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을 우선 지역별로 차별화한 뒤 2026년까지는 일반 소비자와 기업 등 고객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을 차등화는 단계적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분산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면 장거리 송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비용 등 중앙집중형 전력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는 데이터센터 등 전기요금이 영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 시설의 지방 이전을 유인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요금 차등화는 자칫 새로운 지역 간 갈등을 낳을 수 있고, 수도권에 쏠린 주요 기업에는 전기요금 인상 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는 향후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쳐 새로운 제도를 설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다 지속가능한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이제 분산에너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역 단위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새로 도입되는 주요 제도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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