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콘서트·P의 거짓…애플 생태계서 저력 발휘한 한국 앱
뮤직 앱 순위 1위·디자인 어워즈 수상…팀 쿡 앞에서 시연하기도
(쿠퍼티노[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한국의 개발자들이 만든 앱이 애플 생태계에서 인기 순위에 오르는 등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는 전 세계 수천 명의 앱 개발자들이 초청받았다. 여기에는 한국 개발자도 다수 포함됐다.
11일 애플에 따르면 가상현실(VR) 콘서트 제작 유통 기업 '어메이즈VR'가 제작한 어메이즈VR 콘서트(이하 VR콘서트) 앱은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MR) 비전 프로 용 전체 앱 가운데 이용자 순위 11위에 올라 있다.
비전 프로가 아직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뮤직 앱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높고 엔터테인먼트 부문 앱 순위에서는 8번째다.
'어메이즈VR'은 헤드셋을 쓰고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몰입감 있게 볼 수 있는 앱 개발 유통 스타트업이다.
이 스타트업이 제작한 VR콘서트는 지난 2월 비전 프로 출시와 동시에 탑재된 600개 앱 중 하나다.
이 앱은 K팝 아이돌 가수 에스파와 카이뿐만 아니라 자라 라슨과 티페인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눈앞에서 실감 나게 보여준다.
이날 애플 본사에서 만난 이 씨는 "유명 가수들의 라이브 콘서트를 직접 보러 가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VR콘서트를 통해 13달러로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게임업체 네오위즈가 개발한 'P의 거짓'은 올해 WWDC에서 그래픽 등 뛰어난 디자인의 앱에 주어지는 '디자인 어워즈'의 비주얼&그래픽 부문 상을 받았다.
네오위즈는 지난 9월 약 4년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이 게임 앱을 콘솔, 다른 PC와 함께 애플의 맥(Mac)에도 출시했다.
현재 이 게임 앱 이용자는 전 세계 약 700만명으로, 특히 맥에서 인기가 높다.
피노키오를 원작으로 한 액션 게임인 'P의 거짓'은 지난해 WWDC에서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아 게임 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
네오위즈 게임 개발 총괄 디렉터 최지원 씨는 "게임을 개발 중이던 작년 초부터 애플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았다"며 "맥은 하드웨어부터 이해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애플에서 적극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애플이 우수한 코딩 실력을 지닌 학생들을 선발하는 프로그램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에서는 한국 학생이 2명이 우수 수상자로 선발됐다.
그 중 한동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생인 이신원(22) 씨는 '손가락 터치로 연주'하는 앱을 개발해 WWDC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팀 쿡 최고경영자(CEO) 앞에서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이 씨는 "(지난 5월에) 처음 발표가 난 뒤 이렇게 미국에 오는 것이 꿈 같고 현실같이 안 느껴졌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비전 기술을 활용한 증강현실(AR) 분야로 더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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