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내부 '한국 사위' 호건 옹호론…"상원 승리가 우선"
'유죄평결 존중' 발언 뒤 공화 전국위 의장, 지원 중단 겁박
"대선 이기고 상원 지면 최악…메릴랜드 중도 공략 여지 줘야"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유죄 평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가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지원 중단 위기에 처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상원의원 후보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 옹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5일(현지시간) 공화당 내부에서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메릴랜드에서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된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역 특성을 감안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것 자체가 호건 전 주지사 입장에서는 선거에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공화당은 1980년 이후 메릴랜드에서 한 번도 상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두 차례 메릴랜드 주지사를 지낸 호건은 그런 차원에서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에 다가설 수 있는 귀중한 한 석을 추가할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 내 중도파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호건 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오랜 반목을 겪어 왔다.
다만 그는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하는 전략을 택해 줄타기를 해 왔으며, 공화당 지지층 역시 이 같은 선택을 옹호해 왔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호건 전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 평결을 놓고 사법 절차 존중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사사건건 당의 대선 후보에 반기를 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호건 전 주지사의 발언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공화당 전국위 공동의장인 라라 트럼프는 CNN 인터뷰에서 "그는 어떤 미국인의 존중도 받을 자격이 없다"며 지원 중단 가능성을 겁박한 바 있다.
공화당에서 2년전 중간 선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등에 업은 도전자에 고전해야 했던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알래스카)은 이와 관련해 "(지원을 안하는 건) 매우 끔찍한 잘못"이라며 "그들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셸리 무어 캐피토 상원의원(버지니아) 역시 "우리는 한 팀"이라며 단합을 촉구했다.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노스다코타)은 "이 모든 게 호건을 돕기 위한 음모론 아니냐"고 농담한 뒤 "완전히 불필요한 일이다. 트럼프가 이기지도 못할 주에서 확실히 이길 상원 의원 후보를 두고 트럼프를 옹호할 필요가 있느냐"고 호건 전 주지사를 두둔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수석부대표인 존 슌 의원도 "당선을 위해 호건에게 여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했고, 톰 틸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대선에는 이기고 상원 다수당이 되지 못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1월 선거의 경우 호건 전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실상 동반 출마하는 상황이니만큼 승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중도층 표심은 물론이고 '집토끼' 공화당 지지층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공화당 관계자는 "호건은 메릴랜드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연대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시작은 공화당과 트럼프가 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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