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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석 이상 차이 난 印총선 출구조사, 왜?…신뢰부족 사회 때문?
출구조사 '여권 연합 400석 이상' → 실제 개표 결과는 290여석 그쳐
이전 총선·지방선거서도 '오류' 빈번…전문가들 "고집쟁이 비칠까 봐 거짓말"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총선 출구조사가 또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선은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시작돼 7단계 투표로 진행됐다. 출구조사 결과는 마지막 투표일인 지난 1일 투표 종료 후에 나왔다.
다수 출구조사 결과는 모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의 압승이었다.
NDA가 많게는 연방하원 전체 543석 중 400석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반면 인도국민회의(INC) 주도 야권 정치연합인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120여석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지난 4일 실제 개표에 들어간 뒤 나오기 시작한 중간집계 결과는 출구조사와 다른 방향으로 굴러갔다.
5일 현재까지도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NDA는 294석을 얻어 출구조사 결과에 한참 못 미친 걸로 드러났다. 반면 INDIA는 출구조사 결과의 약 두배에 해당하는 232석으로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선거에서는 과거에도 출구조사 '오류'가 많았다.
2004년 총선 때 당시 인도국민당(BJP) 주도 NDA 정부는 출구조사 결과 과반(272) 의석을 확보할 걸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어보니 118석 확보에 그쳐 INC가 주도한 정치연합 통일진보연합(UPA) 218석보다 훨씬 적었다.
2014년 총선 때에는 당시 야권이던 NDA가 출구조사에서는 261∼289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과반을 한참 넘은 336석를 확보해 정권을 차지했다. UPA는 59석에 그쳤다.
이외에도 2017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지방의회 선거, 2015년 동부 비하르주 및 북부 델리주 지방의회 선거, 2023년 동부 차디스가르 지방의회 선거때도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인도 여론조사기관 정책연구센터(CPR) 소속 연구원 시암 바부는 현지 언론에 2014년 총선때처럼 당시 정부에 대한 거부감이 거셀 때는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와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바부 연구원은 하지만 "이번 (2024년) 총선처럼 여야간 경쟁이 치열할 경우에는 출구조사 결과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또 이어 실제 투표에서는 집권 BJP 이외 야권 정당을 찍은 많은 유권자가 승리할 게 명백한 것처럼 보이는 BJP를 지지하지 않으면 어리석거나 고집있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출구 조사원들에게 '거짓말'을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과학자인 바드리 나라얀은 잘못된 조사 방법을 원인으로 들었다.
나라얀은 "조사원들이 눈에 보이는 사람들에 접근해 의견을 듣고 조용한 (적극적이지 않는) 유권자들에게는 말을 걸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회학자 디판카르 굽타는 조사원들이 유권자 제스처와 눈동자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며 출구조사의 근본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위계적이거나 신뢰가 부족한 사회 환경에선 응답자들이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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